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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해 <홍염>의 작은 힘

by 풍천거사



"작다고 믿었던 자기의 힘이 철통 같은 성벽을 무너뜨리고 자기의 요구를 채울 때 사람은 무한한 기쁨과 충동을 받는다."


최서해의 <홍염>은 평생 작디고 믿었던 자기의 힘으로 넘사벽 억압의 사슬을 깨뜨린 자의 진정한 발견을 그린 명작이다.


일제강점기 조국 조선에서 노예와 다름 없는 소작농이 싫어 만주 서간도를 찾지만 나라 잃은 백성의 비참한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문서방은 중국 지주의 폭압에 딸은 빼앗기고, 야내는 홧병으로 죽는다. 이에 이판사판 자신을 옥죄던 사슬을 끊고자 원수 중국놈 인가의 집을 불태우고 도끼로 처단한다.


긍정의 힘은 찾아볼 수 없지만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과 비참한 백성의 삶을 비춰보면 '사이다 트림' 그 자체다.


"불길은―그 붉은 불길은 의연히 모든 것을 태워 버릴 것처럼 하늘하늘 올랐다."


<홍염>의 마지막 장면처럼 잘못된 노예의 처지에 놓인 작은힘들이 모여 민심의 억압을 언제든지 불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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