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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초 Oct 27. 2024

책, 내 아지트



아침에 일어나 즐겨 듣는 책 유튜브를 켠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면 아침 공기를 맞이하는 느낌이다. 나갈 준비를 하려고 거울 앞에 앉아 그날 끌리는 주제를 찾아 재생을 시킨다. 책은 어느 순간 부터 마음이 헛헛할때 나를 진정시켜주는 곳이 되었다. 그래서 그 친구가 있는 곳이라면 내 아지트가 되어주었다.


처음부터 책이 좋았던 건 아니다. 글씨로 채워진 책 한 권을 어떻게 다 넘기는지 몰랐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외가에 있던 글씨가 작은 만화책을 재미가 있어 다 보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글씨가 조금만 빽빽하면 흥미를 잃었다.


이후 친구를 따라 도서관 회원증을 만들게 되면서 동생과 학교를 마치면 도서관에 놀러갔다. 동생이랑 집에서 도서관까지 갔다오는 길 자체가 놀이였다. 가는 루트를 바꿔보기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깜찍이 소다 같은 걸 하나씩 사먹는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빌려온 책을 읽는데 나는 발견하지 못했던 동생이 가져온 책이 의외로 재밌으면 신났다. 그때의 기억은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추억이어서 내 어린 아이의 모습과 만날때 찾아가는 장소가 되었다.


책은 성인이 되어서 조력자가 필요할때 찾는 아지트였다. 지방에서 살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에 정신적인 인맥을 찾아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럴때마다 기꺼이 글로 세상에 자취를 남겨준 저자에게 감사했다. 덕분에 도움이 필요하던 날 찾아가서 쉴수 있었으니까. 혼자서도 살 수는 있지만 기꺼이 글을 세상에 내어준 그들 덕택에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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