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이 땡기는 계절이 왔다. 난 물냉파다. 시원 국물을 마셔야 냉면을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생각난 김에 냉면을 먹어볼까 하다가 외식은 그만하자 싶어 혼자먹기 아까울 정도로 맛있는 엄마표 열무김치로 열무김치말이국수를 대~충 만들었다. 일단 국물이 자작한 열무김치에 차가운 생수를 붙는다. 그냥 느낌대로 했지만 구지 비율을 말하지만 일대일 정도라고 하자. 거기에 소금, 설탕, 식초를 감으로 넣고 맛을 본다. 싱거우면 소금, 덜 달다 싶으면 설탕을 넣으며 간을 맞춘다. 설탕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는 걸 보면 내가 좋아하는 물냉면은 살찌는 음식이 분명하다. 나름 새콤달콤 맛이괜찮다. 역시 열무김치의 맛이 제일 중요한 듯 하다. 이제 소면을 삶아 찬물에 행구고 만든 육수와 열무를 넣는다. 그럴싸한 비주얼과 맛에 스스로 만족하며 훌륭한 한끼를 해결했다.
일주일에 하루 일하는 반백수이기에 바쁘지않은 여유로운 삶은 이런 소소한 재미가 있다. 집에 있는 음식 재료로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고 상상해서 만들어 보면 내가 생각해도 독창적인 요리가 나오기도 한다. 영양사로 10년의 경력이 이럴 때 빛을 발하기도 한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걷는다. 오롯이 나를 위한 깊이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읽고 쓰고, 생각하면서 어제보다 더 성장하고 나아진 내가 되어 가고 있고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 나답게 사는건 어떤 건지 인생의 방향을 잡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반 백수일 뿐인 현실이 막막하고 불안할 때가 더 많다. 사람들의 말과 시선을 크게 신경 쓰고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40의 나이가 다 되도록 남편도, 아이도, 직장도 없이 살아가려면 스스로 내 자신을 잘 지켜내는 일은 꽤 중요하다. 자칫 잘못해서 중심을 잡지 못해 휘둘리기라도 하면 지금의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원하지 않은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산다는 것은 사람들의 시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에 대한 나의 의심을 해결하며 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래도 다행인건 시대가 변했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작은 위로가 된다. 어찌됐건 한번 꿋꿋하게 내 인생을 살아보리라고 열무김치말이국수 한그릇을 다 비우고 대차게 다짐해 본다. 내가 만든 비빔국수도 진짜 맛있는데 또 한번 해먹어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