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왜 맘대로 정해요?

0422

by sujin

졸음이 쏟아졌다. 전날 잠을 설쳐서 그런지도 몰랐다. 어제 가까운 이의 안타까운 소식에 아버지는 늦게까지 그곳을 지키다가 집에 돌아오셨다. 나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떠먹고 있다가 소식을 들었고,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다지 섬세하지 못한 사고에, 어릴 적 기억들이 뭉텅이들로 엉겨서 그 시간이 낯설었다.

힘든 일이 몰아서 오는 것 같은 느낌에 지쳐갔다. 나는 그냥 인생을 살고 있었는데, 많은 것이 내게 떠맡겨진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사건은 예측될 수 없단 게 확실해졌다. 나는 어른으로써 섬세함의 감정을 지켜나가면서 내 존재를 구축하려고 하지만, 어른에게도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이란 게 존재해서 나는 또 내가 못할 것 같았다.

또 제대로 이겨내지 못할 것 같아서, 어렸을 때처럼 내 중심을 잃을까 봐 두려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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