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보는 경치들에게

by sujin

축축하게 젖은 땅, 걸을수록 짙게 퍼지는 풀냄새, 예상보다 이른 버스 도착 시간. 비가 어린 아침, 촉촉한 습기 속에서 피부에 닿는 차가운 공기의 감촉을 맞이한다.
이 기분에 취해 그냥 걷고 싶었다. 한동안 아팠는데 아픈 게 없어진 듯했다. 자연은 이렇게 귀한 선물을 주었다.

나는 자연과 한 가족이었고, 자주 보는 경치들은 이미 내 친구가 되어있었다. 친구 하자고 안 했는데, 항상 나를 바라본다. 나의 그늘이, 비 오는 날은 젖은 잎사귀로 비소식을 알려준다.

너로 인해 그동안 많은 세월이 행복했던 걸 아는지 모르겠다. 내가 다른 곳에 있어서 널 못 볼 때도 난 네 생각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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