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시무룩한 우산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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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jin

때로 몸을 숨기려고 애써도

카멜레온이 아닌 까닭에

숨겨지지 않음을 슬퍼했다


걸어도 걸어도 내리는 비에

양말이 젖어 올 때면 왠지 처량해져

발 말릴 곳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센치한 음악을 틀은 매장이 있다면

들어가서 하염없이 기대어 앉아 있고 싶었다


습기 머금은 사무실과 바깥에 펼쳐진 시무룩한 우산들

주인의 품을 떠나 물기를 바싹 말리는

우산의 모습과 나와 다를 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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