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넌들낸들 Aug 20. 2023

엄마의 간절한 기도

할머니 들리시나요?


할매 들리시나요?


               정 여사


집안에 우환이 겹친다

답답한 마음에 빈 하늘을 멍하니 본다


외할가 그리워진다

무더위는 물러갈 기세가 없는데


벌초 때가 되었구나

할매 다 듣고 계시죠?


엄마가 살려달라는 목소리

외손녀 간절한 목소리 들리나요

살려주세요

할매, 할매 딸 살려 주세요


요즘은 내가 예전에 할매 모습을 닮아 갑니다


할매가  딱 지금 내 나이 때

어린 외손녀 재워놓고


 홀로 된 딸 타향 살이 걱정에

 빈 하늘 바라보며 눈물 훔치는 할매


내가 지금 할매 그때처럼 하고 있네요


그리운 할매

 손자 손녀 많아도

나 아니면 찾지 않는


할매 할매 곧 벌초하러 갈게요




어릴 적 종종 벌초를 따라갔다.

산소 앞에는 감나무들이,

아름드리나무들이 산소 옆을 지키고 있었다.

가면 포근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단감 따는 재미도 있었다.


증조 외할머니 산소에 벌초하러 올 자식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기 위해 감나무를 심어놓으셨다고 했다.

가족 사랑이 듬뿍 담긴 공간인데...

찾아오는 자식이라곤 울 엄마 밖에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리운 엄마의 웃음소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