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들리시나요?
정 여사
집안에 우환이 겹친다
답답한 마음에 빈 하늘을 멍하니 본다
외할매가 그리워진다
무더위는 물러갈 기세가 없는데
벌초 때가 되었구나
할매 다 듣고 계시죠?
엄마가 살려달라는 목소리
외손녀 간절한 목소리 들리나요
살려주세요
할매, 할매 딸 살려 주세요
요즘은 내가 예전에 할매 모습을 닮아 갑니다
할매가 딱 지금 내 나이 때
어린 외손녀 재워놓고
홀로 된 딸 타향 살이 걱정에
빈 하늘 바라보며 눈물 훔치는 할매
내가 지금 할매 그때처럼 하고 있네요
그리운 할매
손자 손녀 많아도
나 아니면 찾지 않는 곳
할매 할매 곧 벌초하러 갈게요
어릴 적 종종 벌초를 따라갔다.
산소 앞에는 감나무들이,
아름드리나무들이 산소 옆을 지키고 있었다.
가면 포근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단감 따는 재미도 있었다.
증조 외할머니 산소에 벌초하러 올 자식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기 위해 감나무를 심어놓으셨다고 했다.
가족 사랑이 듬뿍 담긴 공간인데...
찾아오는 자식이라곤 울 엄마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