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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졸 도랑물

정여사의 시 3

by 넌들낸들


졸졸졸 도랑물

정 여사

쏟아지는 비 무더위를 가시고 있다

얼마나 내렸나

한차례 퍼붓고 간 도로가에

도랑물이 흐르고 있다

비와 어둠 뇌성소리에

인적의 발길을 막는다

쏟아지는 비 길을 바라보다

스치는 옛 그림자들

오순도순 삼삼오오 도랑가에 모여서
고무신 배 띄워놓고 시합한다고 시끌벅적

빨리빨리 내가 이겼다

장난꾸러기 친구들의 아우성

낮에 놀던 친구들
어디 갔나

풀잎 배 어디로 흘러갔나


한차례 퍼붓고 간 도로가에

도랑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비가 내리던 밤에 쓴 엄마의 시

아직도 엄마는

어린 소녀스럽다.


어린 날을 추억하듯 쓴 시가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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