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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Sep 21. 2023

내가 사랑했던 이가 갔습니다.

사랑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사랑해요

   

하직 인사 올립니다

                 정 여사

한 여인이 감옥살이에서 해방 됐다.

못살겠다 못살겠다
하소연도 

모든 것이  멈추었다

엄마 엄마
이제 고통 없는 곳에
 
훨훨 훨 돌아보지 말고 가세요

부디
새로운 곳에서 아프지 마시고요

엄마 엄마
눈물이 쏟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 마음이 편안합니다

한없이 내리는  비가 비가

 나를 대신하나 봅니다

 엄마가 말하셨죠

첫정 첫딸이 최고라고

사랑하는 엄마 엄마

걱정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편히 가시오

못난 딸 하직 인사 올립니다

잘 가시라 잘 가시오



         가셨다 

               정 여사

가셨다
다시 못 올 먼 길을

가셨다
따라갈 수 는 외로운 길을

가셨다
한마디 인사말도 없이

가셨다
사람 목숨이 그렇게
하찮은 가

가셨다
웬 비는 억수같이 퍼붓노

가셨다
그리움만 남기고

가셨다
다시 못 올 머나먼 길을

가셨다
잘 가세요 잘 가세요


밤 11시 엄마에게 온 카톡

"돌아가셨다."


할머니가 지난밤에 떠나셨다.

온몸이 경직되고 숨이 잘 안 쉬어졌다.

그리고 눈물을 쏟아냈다.


너무 울어 이젠 눈도 한계인지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지난날 할머니와 추억을 떠올린다.

명치 쪽에 통증이 느껴진다.

쿡쿡 쑤시는 통증을 느끼며

할머니는 온몸이 암이 퍼져

밤새 통증을 느끼고 괴로워했을 생각 하니

내 아픔은 아픔도 아니다.


더 잘 챙기지 못한 죄책감의 아픔이려나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슬픔이 이런 건가


카톡을 보니

엄마는 시를 적어놨다.

슬픔을 시로 풀다니...

진정 시인이 되고 있다.


이 시들을 읽고 엄마의 마음을 느낀다.


병원에서 오랫동안

고통받으시는 보다

돌아가시는 게 할머니에겐 복일 것이다.


더 이상 괴롭지 않을

할머니의 환한 미소가

떠오른다.


할머니 잘 가세요.

정말 많은 사랑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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