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조개를 선물 받았다며
가득 챙겨주었다.
꼬막보다 큰 사이즈의 피조개(?)
씻어도 씻어도 진흙물이 나오고 기다란 이물질을 뱉어냈다.
예전에 할머니에게 꼬막무침을 배우며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꼬막 해감하려면 하루 종일 물에 담가놓던가
아니면 요래 식초 몇 방울 떨어트리면
야들이 못 버티고 뱉는다. "
"맞네. 지들이 언제 식초 마셔봤겠노. 윽.. 이거 뭔 맛이고 하며 뱉겠네."
하며 할머니랑 깔깔 웃으며 꼬막을 해감했었다.
할머니와 추억을 떠올리며
식초물에 담갔다.
그러자 뻐끔뻐끔 뱉어내기 시작했다.
한 놈 두 놈 다들 이물질을 뱉어내기 바쁜데
유난히도 한놈만 과묵했다.
"너 죽었니? 살았니?"
하며 조개를 꺼내 들었다.
물 밖으로 나온 조개는
내 얼굴에 물을 뱉고 이물질을 토해냈다.
"너 나를 농락했겠다? 널 뜨거운 물에 고문 한 뒤 초장에 마구 버무려줄 테다!!"
식초물에 고문당한 피조개들은 깨끗하게 다 토해냈고
난 맛있게 삶아
신랑 안주로 주었다.
날 농락한 과묵한 피조개는 신랑의 위에서 녹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