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CT를 찍자고요??

첫 신경과 방문기.

by 넌들낸들


월요일부터 두통에 시달렸다.

주기적으로 한 달의 한번 꼴로 두통에 시달렸다.


두통에 시달리면 속도 답답해지고

숨이 갑갑해 결국은

내가 손가락을 넣어 게어낸다.

그럼 숨은 쉴만한데 속이 또 따가워지고

편두통이 심해져 밤에 자려고 누우면

그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타이레놀 한 알 먹어라 하며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난 타이레놀 먹고 구토한 경험과

판피린 먹고 죽다 살아난 경험 때문에

쉽게 약국에서 약을 사 먹질 못한다.


(아래 링크는 내가 약을 쉽게 못 먹는 사연입니다)

https://brunch.co.kr/@2ca9bf8251234e1/40


고작 아이용 챔프시럽 부루펜 5ml 먹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5ml 지만 괜찮아진다.

그럼 잠을 자고 일어나면 편두통은 사라지는데

이번엔 제법 오래갔다.

괜찮은 듯했다가 어지럼증과 소화불량과 편두통이 번갈아 오다가 한꺼번에 오는 통증을 느끼며

화요일을 보냈다.

전날에 먹은 저녁이 문제가 있었나 싶어 병원에서 처방받았던 소화제를 먹고 견뎠다.

저녁 되니 괜찮은 듯했는데 새벽에 다시 심각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새벽 깊은 밤 꿈에서 외할매랑 전화 통화를 했다.

분명 돌아가신 분인데

외할매는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할매 병문안 갔다.

할매가 계신 병원을 찾다

어떤 커다란 병원에서 의학 강연회를 하고 있었다.

난 얼떨결에 그 강연회장에 앉아 있었고

강연하시던 교수님은 날 위아래로 보시더니

"자네는 신경과를 찾아가 보게" 하셨다.


그 꿈에서 끝내 할매는 만나지 못했지만

한 의학 교수님의 말씀이 잊히지 않았다.


그렇게 수요일 아침이 밝았다.

개운하게 일어났는데

아이 유치원 보내놓고 죽을 먹으려는데

도무지 먹어지지 않았다.

단단히 위가 경련이 일어났다. 속이 울렁거리고 헛구역질에 구토감이 일어났다.

골이 울리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편두통이 왔다.


늘 찾던 내과에 방문했다.


"자주 소화 안되고 두통에 시달리시는데 신경과를 가보세요. 뇌압이 올라가도 구토할 수 있고 소화가 안됩니다."


꿈에서도 신경과 가라고 했는데...

괜스레 예지몽인가 두려워졌다.

내 몸에 진짜 이상이 있으면 어떡하나 겁이 났다.

속 편하게 하는 주사와 링거를 맞고 위산 조절 약을 처방받고 집에 왔다.


뒷목부터 뻐근해지고 머리 혈관이 터져나갈 것 같은 밤을 보내고 목요일, 바로 어제 친정 아빠 엄마와 함께 종합병원을 찾았다.


원무과에 접수하니 뇌혈관 센터로 안내해 주었다. 괜스레 긴장이 되었다.

대기하며 앉아 있는 내 눈앞에

안내글을 보니 더 긴장이 되었다.

두통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저 문구가 딱 나에게 해당되는 말이었다.

평소 두통은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살았다.

혹시나 나의 두통이 무서운 병이면 어쩌나 겁이 났다.

의사 선생님은 나의 상태를 다 듣고 뇌 CT 찍기를 권하셨다.


그리고 채혈 검사도 했다. 6 (5개였나?) 캡슐이나 피를 뽑았고 스티커에 응급이란 단어가 보였다.

나의 놀란 눈을 보았는지

내일 아침에 결과 보기 위해 응급이란 단어가 있는 거뿐이라며 설명을 해주었다.


금요일, 오늘 오전 10시

난 뇌 CT를 찍었다.

CT 찍기 위해 주사를 맞는데

주사 부작용으로 구토나 어지럼증, 심한 경우는 쇼크도 온다는 설명을 듣는데 겁은 났지만

검사를 안 할 수가 없으니 주사를 맞았다.

주사 맞으니 침을 삼키려고 할 때마다 약맛이 느껴지는 거 같고

구토감이 올라오고 목이 시원하게 확장되었으며 살짝 어지러웠다.

속이 너무 안 좋았다.


후딱 뇌 CT를 찍고 한 시간 대기 후 결과를 들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아무 이상 없이 지극히도 정상이 아닌가.


그런데 아픈 이유도 없는데 왜 난 시달렸을까?


두통이란 질환이 원래 그런 거란다.


아프니 엄마표 된장찌개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엄마가 오늘 청국장을 해오셨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내내 죽만 먹던 내가

청국장에 밥을 먹으니

입맛이 살아났다.


아직까지 약 맛이 느껴지는 깊은 밤이지만

내 몸은 지극히 정상

아픈 곳 하나 없다고 하니

안심이다.



(그런데...

내가 안아프니 아이가 아프네요....)


오늘 밤은 굿잠.

오늘밤은 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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