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식당에서 문전박대당한 엄마

이젠 안녕... 다신 안 가요!!!

by 넌들낸들

부산 사직동 야구장 근처 먹자골목에

엄마가 즐겨가던 단골 아귀찜집이 있다.

꽃게찜 사진은.. 아니지만.. 사진이 없으면 허전해서

그곳은 15년도 넘게 다닌 곳으로

사직동에서 모임만 있으면

꽃게찜이 먹고 싶으면

단체 가족 모임이 있으면

무조건 가던 식당이다.


나 또한 여기에 많이 갔었기에

이 식당에 추억이 많았고

좋아했다.


한 달 전 엄마는 오랜만에 사직동에 친한 언니들과 모임을 가졌다.

다시 찾은 단골 식당에 웃으며 들어갔다.

자리 안내받고 들어간 언니도 있고

엄마는 뒤따라 들어가 신발 벗고 주인장과 눈이 마주치자


"그때 그분이시네요.

저희는 요리해 줄 자신이 없어서 못 팝니다. "하며

나가라는 게 아닌가.


다른 테이블에 손님들도 앉아 있고

동종업계에 일하는 입장이다 보니 조용히 나왔다.


그날 일은 이러했다.


코로나 시기.

외할머니를 모시고 가족 외식을 나왔다.

그 시기 누구나 밖에 나오기 힘든 시기.

집에만 계시며 지루해하는 할머니를 위해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꽃게찜을 먹기 위해 사직동을 찾았다.

늘 맛있게 먹던 곳이라

그날도 기대하며 왔다

코로나라 그런지 북적거리던 식당은 한산했다.

꽃게찜 대자를 시켰고

밑반찬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꽃게찜이 나오자

설레는 마음에 콩나물 한입했고...

동생과 눈빛 교환을 가졌다.


뭔가 시큼... 비린내가...

내가 좋아하던 꽃게찜이 아니었다.

다시 한 입 먹었다.


"와... 도무지 못 먹겠다. 엄마 너무 비리다."


"그체? 나만 그런 게 아니제? 이거 너무 심하제.." 하며 동생도 한술 거들었다.


엄마도 인상이 일그러진 채 뒤적거리고 꽃게를 잘라보았다.

꽃게는 문제없었다. 실하진 않았지만 상하진 않았다.

그런데 새우 머리가 녹아내려 있었고

상한 새우에서 나온 물이 요리에 범벅이 되어있었다.


할머니는 새우만 안 먹으면 괜찮겠지 하며 드시려고 했지만 차마 먹을 수가 없어

다시 호출하여 새우 상태가 안 좋은 거 보여주며 다시 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인장은 새우를 미리 물에 담가놔 해동하다 보니 이런 거 같다며 변명하고 요리를 가져갔다.


요리가 금방 다시 나왔는데


그 음식에서 새우만 빼낸 후 다시 데워 나왔다.


동생은 화가 났고


할머니는 그냥 먹자며 꽃게만 살 베어 먹었다.

오랜만에 한 외식인데

아쉬웠던 할머니는 꿋꿋하게 드시려고 했다.


난 아까워 밑반찬으로 밥을 조금 먹었다.


할머니 배탈 날까 엄마는 계속 말렸다.

엄마는 동생에게 카드를 주며 계산하라고 시켰다.

동생은 먹은 게 없는데 무슨 계산을 해주냐며 툴툴거리며 카운터에 갔다.

그리고 한마디 던졌다.

도무지 비린내 나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며 말을 건넸다.

그래서인지 반값만 받겠다며 결제를 해주었고

우린 딴 곳에서 끼니를 해결하였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그날의 사건은 잊었다.


잊고 산 엄마는 다시 사직동의 그 식당을 찾았는데

주인장이 엄마를 문전박대했고

엄마와 엄마 지인들은 화가 났다.


근처에 다른 식당이 워낙 많은 골목이라

굳이 그 식당에 가지 않아도 되기에

큰 아쉬움은 없지만

우리 가족 추억의 장소가

이렇게 퇴색되어 버리니 분이나

그 식당에 전화해 따지고 싶었으나 참았다.


이미 엄마가 참고 나왔으니...



이젠 다시 찾지 않으면 그만... 단골 안녕...




엄청난 조회수에 당황스럽네요.

위 사진은 그냥 올린 사진입니다.

아귀찜입니다.

꽃게찜 아닙니다.

사진만 보시고 식당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다른 분들에게 맛집이며 여전히 단골 식당 일 텐데

다른 분들의 추억까지 퇴색시키긴 싫습니다.


그저 별 에피소드가 다 있구나 하시며 읽고 넘겨주세요.


전 그저 별별 에피소드 올리는 사람 일 뿐입니다.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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