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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Jun 24. 2024

여름 장마


      여름 장마

               정 여사

말짱말짱한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을 몰고 왔다

우르릉 우르릉 쾅
 암흑의 그림자로 덮는다

또 한 번 우르릉 쾅
하늘이 깨지는 소리

혼자서 아이가 무서워서
바들바들

우르릉 우르릉 쾅
뇌성소리와 빛의 발사까지

할매 할매
이불속으로 숨어서 눈만 말똥말똥

우르릉 우르릉 쾅 쾅
하늘의 노여움

할매 할매

할매가  못 올까 두려워서 바들바들
무서워서 바들바들

그 여름날
하늘이 너무나도 가까이에서 아이를  공격했다

아이는
우르릉 우르릉 쾅 쾅
하늘이 깨지는 소리 들었다

할매가 오자말자 품에 안겨 바들바들

놀란 손녀를 밤새 토닥토닥

아침이 밝았다 말짱말짱

별시리
 높고 높은 하늘의 안도
 감쪽같이 변신한 하늘의 안도

오늘도
 구름을 몰고 오더니 비가 내리고 있다

점점 굵어지는 비가 예사롭지 않다

이불속의 그 아이가 생각이 난다

곧 여름 장마가 시작할 텐데

우르릉 우르릉 광
얼마나 퍼붓고 지나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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