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고함 소리
정 여사
빡빡 빡빡 긁는 소리
냄비 바닥이 빵구 난다
고마 긁어라 엄마의 목청이 울려 퍼진다
굶주린 배 채워 주지 못함에
미안한 마음에
엄마의 고함소리가 더 커진다
아이들은 아랑곳없다
그저 냄비 바닥에 누렇게 붙어 있는 밥에 빠졌다
빡빡 빡빡 서로 더 먹겠다고 야단법석들
빈 숟가락 들고 있는 날
엄마는 날 바라본다
서로 한 숟가락 더 먹겠다고 먹겠다고
웃음 나는 시절
맛있게 보이는 볶음밥 한 접시
접시가 예쁘다고
모양이 이쁘다고
이것저것 다 들어가도
서로 숟가락 싸움 할 때가 좋았다
땡긴다
엄마의 고함소리가 그리워진다
숟가락
전쟁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