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정 여사
아이가 그림책을 보다가
시무룩해졌다
엄마도 할매도 왕할매처럼 다 죽어?
응 늙으면 다 죽어
그럼 나도 늙어?
응. 세월이 가면 누구나 늙어
7살 아이가 싫단다
늙으면 못난이가 된다고
나는 귀염둥이로 살 거야!
그럼 돌아가신 왕할매 못나보여?
응. 조금 못났어
픽 웃음이 난다
곧 내 차례구나
아이랑 눈높이를 맞춘다
할매도 예전 공주였단다
세월을 따라왔더니
나도 모르게 못난이가 되었네
어쩌나 이쁘게 좀 봐주렴
아가 아직은 세월은 멀단다
아가 세상은 넓고 다양하단다
아가 마음껏 꿈을 펼치렴
아름다움을 담고 담아서
우리만의 예쁜 동산을 만들어
훗날의 시간 여행 하듯이
예쁜 그네도 매달자꾸나
비켜갈 수 없는 세월도 무시하며
흔들흔들
빛바랜 추억이
그리움이
그네를 탄다 그네를 탄다
영원의 노래로
그래 그랬었지라고
흔들흔들 그네를 탄다
#손녀와의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