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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Jan 11. 2023

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엄마의 늦은 후회

어제는 아이의 생일

아침에 눈뜨자마자

"울 율이 생일 축하해. 사랑해" 하며 눈 맞춤을 했다.

아이의 첫 질문

"오늘 아빠 쉬어?"

였다.

"응. 그래서 율이 어린이집 가면 엄마 아빠가 케이크도 사놓고 생일상도 차릴 거야. 나중에 생일 파티 하자."

하며 난 기대에 찬 미소를 지었다.

"엄마 나 오늘 결석할래. 안 가고 싶어."

"왜?"

"몸이 안 좋아. 목이 아픈 거 같아"

하며 마른기침을 자아냈다.

쪼꼬만 한 기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그저 아빠 쉬는 날이니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한다고.

42개월까지 내 품에 끼고 있다 늦게 어린이집 보냈다. 어린이집 다닌 후 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

조금만 피곤해도 편도가 늘 붓고 폐렴 환자처럼 기침을 하다 보니

결석이 많았다.

한 달에 9번 정도 출석하는 경우가 허다해 지난 11월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 전화가 왔었다.

"웬만하면 약 챙겨서 보내주세요. 다른 아기 엄마들도 그렇게 어린이집 보내세요. 어린이집 믿고 그냥 보내주시면 됩니다."



아이의 몸을 만져보니 열이 없었다.

아침부터 시리얼과 딸기 찾는 아이를 보니

아픈 게 아니다 싶었다.


아이를 설득해 어린이집 보냈다.

차량 태워 보내놓고 아이가 먹고 간 흔적을 보니

거의 안 먹었다.


본인이 차려달라 해놓고 안 먹고 갔네??

입맛이 없나?

진짜 목이 아픈가?


점심시간이 되기 전 담임 선생님과 연락을 하니

평소와 다름없는 텐션으로 친구들과 놀고 있다고 한다.


역시나 아빠와 놀고 싶어 아프다고 했구나...

내 생각을 확신했다.


오후 4시 아이가 하원하고 집에 왔는데

안색이 너무 좋지 않다.

손으로 이마를 짚어보니 열이 느껴졌다.


"신랑! 바로 소아과 가자."


소아과 도착해 열을 재어보니... 38.6도...

편도는 부어있었다.


"오늘 생일인데 아파서 왔네. 한 달간 안 오다 생일에 아파 왔네... 선물 줘야 되는데 약을 처방해줘야 하네.."

간호사 선생님이 처방전과 아이에게 사탕과 비타민을 주며 말을 하셨다.


여태까지 코로나 안 겪었다 보니...

열이 계속되면 코로나 검사하러 내일 오전에 다시 오라는 의사 선생님...

도대체 몇 번째 코로나 검사인지.. 매번 애를 잡는다...

제발 열이 내리길...


다행히 아침에 열이 내렸다.

다시 텐션도 좋아졌다.

소아과 가질 않았다.


어둑어둑 저녁이 되자

아이가 한기가 느껴지는지

"엄마 추워... 엄마.. 나 힘들어..." 하며 축 쳐진다.

열이 다시 올랐다.

39도...


부랴부랴 해열제를 먹이고

머리에 물수건 해주니

힘없이 잠이 든 아이를 보며

이 엄마는 또 반성한다.


아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그깟 출석률이 뭐가 중요하다고...


불침번 서는 야간근무

아이가 무탈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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