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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Jan 25. 2023

쇼핑 중독자

불치병

엄마 아빠 둘 다 불치병에 걸렸다.

돈 못쓰고 죽은 귀신이 붙은 건지...


엄마 아빠는 나이가 들면서

쇼핑을 너무 좋아하신다.


옷, 신발, 가방, 식기류 등등

어디 구경만 갔다 하면 몇십은 기본이다.


초코 밀크티.. 요새 푹 빠졌다.

카페에서 차 마시며

엄마 아빠에게 진지하게 한 소리 했다.

옷장에 옷이 넘치니 더 이상 옷 좀 그만 사라고

잔소리를 했다.


하지만 오늘은 하필 아울렛에 선결제해놓고 주문해 놓은 바지를 찾으러 가는 날...


오늘도 불안했다.

아울렛 가서 또 물욕이 올라 카드를 긁어댈 것 같았다.


엄마랑 아빠는

"이제 더 이상 안 사지!! 이제 진짜 돈 아껴야지!! 절대 안 사지!!" 하며 큰소리쳤고


아빠 또 한 이제 돈 없다며 찾고만 온다 했다.


"엄마 아빠 매장에서 딴 제품에 눈길도 주지 말고 받고만 와. 절대 오늘은 쇼핑 금지야!!"


나의 단호한 말에 아빠는

"그래도 우리가 눈이 있는데 구경은 할 수 있지?"

하신다...


아이고 골이야....


철없는 엄마 아빠 감시 하느라

나도 아울렛에 갔다.


첫 시작은 좋았다. 딴 매장 구경도 안 하고 목적지에 도착! 옷을 찾았다.


오늘은 세일하는 날...

단골이다 보니 매장 직원의 멘트에 지갑은 열렸다.


"언니 전에 봐논 옷 세일 들어갔어요."

"어? 그래?"



"엄마 그냥 바지만 찾고 가자."

내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빠도 신이 나서 남성 코너에서 스웨터를 고른다.


그러다 내가 입고 온 니트가 후줄근해 보인다며

내 니트도 사 입힌다.


결국 우린 새해부터 작심 3분??

카페에서 차 마시고 바로 아울렛에 왔으니...


엄마 아빠를 말리겠다 해놓고

나 또한 눈이 돌아간다.


쇼핑 중독자의 딸도 쇼핑중독자...


나도 엄청난 물욕의 소유자다....


세일의 유혹에 빠져

우리 가족은 족히 백은 쓰고 온 거 같다.


이젠 아울렛 근처로는 눈길도 안 줄 거라는 엄마

그 말 못 믿는다.

아니

안 믿는다.



나도



똑같은 인간....



제발 유혹에 넘어가지 말자.


나도 물욕이 많이 줄긴 했지만

더 자제를 해야 한다.


쇼핑 중독... 이건 불치병이 아니길...

의지로 끊어 낼 수 있길!!!


난 지성인이다!! 아자!!!


하지만 오늘 산 니트들.... 너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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