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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Jan 26. 2023

부모가 되고 악몽을 꾸다

악몽으로 사랑이 더 깊어지다

설 연휴 아침

느지막이 눈을 뜬 아이와 난

누워서 서로 바라보며 장난치고 있었다.

우리 소리가 들리자 신랑이 막 달려와

벌컥 문 열고 들어오더니

아이를 안고 안심해했다.


휴....

아이를 품에 안고 안도의 깊은숨을 들이쉬면서

아이 이마에 뽀뽀를 했다.

난 누워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았다.


"왜? 안 좋은 꿈 꿨어?"

"응... 말해도 돼?"

"응 해봐. 궁금하네"

난 킥킥 웃으며 신랑의 꿈 이야기를 들을 준비 했다.

별거 아닌 꿈 이야기에 신랑은 뜸을 들이다 말해주었다.


둘째가 태어나 둘째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와서 눕히고 보니 둘째는 없어지고

도로 아기가 된 율이를 눕히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둘째를 찾아 병원에 갔더니

병원 침대에 둘째가 누워있었고

그 옆에 신랑 지갑도 놓여있었다는 개꿈이었다.


"뭐 개꿈이구만 그거 가지고 아침부터 호들갑이야."

난 신랑 이야기를 다 듣고 깔깔 웃어버렸다.


진짜 악몽도 아니구먼

악몽다운 악몽을 꾸고나 호들갑 떨라며

신랑과 꿈이야기 배틀에 들어갔다.



아이 임신 중에 자주 꾼 꿈이다.

분명 임신 중인데

내 머리맡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리는 아기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갓난아기가 울고 있는 게 아닌가?

순간 내가 아기를 낳았나? 언제??

일단 우는 아기를 달래고 보자 하며

아기를 들어 올리는 순간

종이로 변해 버렸다.

그 종이는 바로...



사망통지서...


아기의 생사가 적힌 종이....

난 종이를 찢으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막 울부짖는데 신랑이 날 깨웠다. 무서운 꿈을 꿨구나 하며 달래주었던 최악의 악몽...

 나서도 한동안 우울했고


그때 비로소 나에게도 모성애가 있음을 알았다.


이 꿈을 꾸기 며칠 전

난 엄마에게

"엄마? 나를 가질 때부터 모성애가 있었어? 태어나서 있었어? 난 모성애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며 질문한 적이 있었고

엄마는 별 시답잖은 생각을 하고 자빠졌냐며

잘 먹기나 하라며 과일을 깎아 주셨다.





또 다른 악몽은


꿈에서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다

하늘 참 예쁘다며 아이와 함께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나와 아이가 있는 인도에 차가 들이닥쳤고

아이만 홀연히 데리고 사라졌었다.


영화에서나 일어난 법한 아이 유괴 사건을 꿈에서 겪었다.

아이를 돌려받기 위한 난 반 미친 여자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난 깨달았다.

아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면

나의 이번 생

제정신으로 못 살겠구나.

그만큼 난 이 아이에게 푹 빠져 버렸구나.


내 모든 것이구나.


악몽을 꾸고 불안해하진 않는다.

꿈은 반대

내가 아이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

내 마음을 알려주려고 그런 꿈을 꾸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즐겁지 않은 꿈이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조심한다.

사랑하는 이들이 다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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