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때가 되었다
정 여사
때가 됐다 때가 되었다
하늘의 그리움 있는 곳
땅에 사랑이 있는 곳
가을의 첫나들이
소풍 가는 날
그리움 찾아 사랑 찾아
들판을 지나 풀더미 헤치고
윙윙 윙윙 조용한 마을을 깨운다
싹둑싹둑 이발하다
이쁘게 이발을 하다
쓰담쓰담 중얼중얼
시원하제? 인물이 훤하네!
할매 듣고 있나? 보고 있나?
늘 같은 말 같은 질문
그 대답은 맑은 하늘이
넓은 들판의 바람이
대신한다
가면 편한 곳 다녀오면 흡족한 곳
들뜬 내 마음이 벌써
가을 들판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