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양말도 패션 아이템이라니까~교복에 그 양말 넘 찰떡이다. 운동화랑도 참 잘 어울리네"
"그쵸! 쌤~"
"이 쌤은 말이지. 80년대도 아니고 학칙에 흰 양말만 된다고 적혀 있어서 흰 양말의 끝을 보여줬지!"
"어떻게요?"
그렇다. 내가 다닌 학교는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면서 양말하나도 학칙으로 정해 규제했다.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 복장 검사하며 머리부터 양말까지 확인하는 선생님 또한 눈이 피곤했을 거다. 난 이 학칙이 너무 싫었다.
어느 날 서면에 친구들과 놀러 갔다가 양말 노점에서 세상 화려한 흰 양말을 보고는 바로 구매했다.
우리 아이 양말 사기 위해 구경 갔다가 추억 소환!
다음날 바로 신고 학교 갔다.
학생 주임 선생님이 날 보자마자
"너 이리 와봐 양말이 이게 뭐야!!!" 하며 다짜고짜 소리쳤다.
난 교복 작은 호주머니에서 학칙 수첩을 꺼내고는
"쌤! 학칙에는 흰 양말 착용 할 것이라고 되어있어요. 이건 흰 양말입니다. 레이스 유무는 안 적혀 있으니 이건 신어도 되는 거예요. 양말 너무 예쁘죠? 교복이랑 넘 잘 어울리죠?"
당당히 말했다. 아니 천연덕스러워 선생님은 기가차다는 웃음을 보였다.
"그래 예쁘네 드가라."
내가 흰 레이스 양말을 신고 통과 한 이후로
여학생들은 너도나도 레이스 양말을 착용했다.
어느덧 겨울이 다가오고
왜 이 추위에 치마만 입어야 하나 투덜거리다
또 서면 그 양말 노점상에서 새 아이템을 발견했다.
교문 앞에서 또 잡혔다.
"너 양말이 이게 뭐야?"
"쌤! 이것도 흰 양말이잖아요. 그리고 추워요. 무릎까지 오니 종아리도 안 트고 얼마나 좋아요. 저 추워서 맨날 종아리 트고 피도 났다 말이에요!"
나의 당당함에 또다시 선생님은
"그래 따뜻하겠네." 하며 통과시켰다.
그 후로 무릎까지 오는 반 스타킹이 애들 사이에 유행이 되었고
결국 월요일 아침
교장 선생님께선 양말 자유화를 선언했다.
그 뒤로 우린 줄무늬, 캐릭터 등등 다양하고 화려한 양말을 신을 수 있었고
발목양말도 검정 레깅스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 번외로
여학생 타이가 반원 모양으로 너무 촌스럽고 착용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중학교 때 착용한 검정 넥타이를 착용하고 갔다.
물론 교문 통과 후 교실에서 착용했다. 검정 넥타이가 교복에 찰떡이었다.
여학생들 너도나도 날 따라 넥타이를 사서 착용했다.
계단에서 교장 선생님을 뵙게 되었다.
"학생. 잠깐만. 학생은 왜 규정에 어긋난 타이를 하고 있지? 우리 학교 타이가 아닌데."
온화한 목소리로 질문하셨다. (교장 선생님 목소리가 참 부드러운 편이셨다. 성시경 저리 가라 급이다.)
"그건 너무 촌스러워서 더 이상 착용하기가 싫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보기엔 이 검정 넥타이가 더 잘 어울리고 깔끔하지 않습니까? 타이 하나 바뀐다고 해서 이 학교 전통이 사라지는 걸까요? 이 참에 검정 넥타이 착용을 허락해 주시면 정말 감사할 거 같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걸 원하고 있고요. 학교 밖에서도 우리 학교 교복은 타이 때문에 너무 촌스럽다고 타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도 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