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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Mar 17. 2023

매일 웃을 거야

어른이 되고 싶어요

요즘 우리 아이가 빠진 노래가 있다.

신비아파트 캐릭터들이 나오는 동요인데


https://youtu.be/pA4bVFu2d9o

이 노래를 틀어주면 잘도 따라 부른다.

귀엽다며 그저 지켜보다

이 노래가 씁쓸해졌다.



어른이 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어른이 되면 매일 웃을 거라는 저 가사가


가슴에 콕 박혔다.


현실은 매일 웃을 수 없단다.


어릴 때도 나름의 고충이 있지만


커서는 더 해진다. 덜 해지지 않는다.


고등학생 때인가

내가 자다가 잠꼬대로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다 때려치우고 싶어!" 하면서 말이다.

그 잠꼬대를 들은 엄마는 마음이 안 좋았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난 왜 그런 꿈을 꿨는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다.


지금 우리 아이도 유치원 언제까지가?

쉬는 날이 언제야?

내일 쉬는 날이야?

몇 밤 쉬는 거야?

하며 쉬는 날만 기다리고 행복해한다.

막상 가면 친구들과 잘 지내고

수업도 잘 따라 하고

선생님들도 나무 날 때가 없는 아이라

늘 즐거운 시간 보냈다고 한다.

유치원 적응도 어느 정도 했는데

쉬는 날만 찾는 아이

금요일까지 달리느라 피곤했을 거다.

짠하다. 그 모습이...

하지만...

어른이 되면 더 고달프단다.


노래를 듣다

피식 웃으며

"매일 웃긴 힘들지..." 하며 혼잣말했더니

아이가 쪼르르 달려와


"엄마 난 매일 웃을 거야! 지금처럼 매일!! 그런데 엄마도 매일 웃는데? 마! 근데 엄마도 아이가 되고 싶어?"


"응! 다시 학교 다니고 싶어."

"그럼 내가 엄마 키워줄께."


아이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아! 그렇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날 보면

난 매일 웃긴 웃는다.


아이 때문에

신랑 때문에

동생 때문에

부모님 덕분에


난 매일 웃고 있는 사람이었다.


다시 노랠 듣고 보니

어른이 돼도 웃을 순 있구나.


행복은 별거 아니니까...

너의 미소 엄마가 지켜줄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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