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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Apr 21. 2023

아이를 위한 요리[무전]

불효녀는 배부릅니다

1월 코로나 걸린 이후

늘 기침에 시달린 아이...

몇 개월 째 기침을 달고 산다.


친정 엄마의 사랑이 담긴 도라지 꿀과 도라지차도 먹이고

시중에 판매하는 도리지 청도 먹여보지만


결국은 병원에 간다.


간밤에 기침 소리가 심상치 않다고 느껴지면 다음날 바로 병원 행이다.


병원 가 보면 의사 선생님은


" 어쩔 수 없습니다."


반복이다.


계절 탓도 있고, 기관지가 상해버린 탓도 있고...

신생아 때 인공호흡기 달았던 아기라 기관지가 약한 탓도 있다.

조금만 피곤해도 기침을 쏟아내는 안쓰러운 아기다.


그런 아이 간식으로 무전을 해보았다.


무는 정말 사랑스러운 음식 재료이다.


육수를 낼 때도 무를 넣고 안 넣고 차이가 있다.

어묵탕 해 먹을 때도 무를 넣어 푹 익혀 간장에 찍어 먹으면 환상이다.


위가 안 좋은 난 속이 불편할 때

무나물이나 뭇국을 해 먹는다.

그럼 속이 편안하다.


기침이 좀 나온다 싶을 때도 난 뭇국을 끓이고

아이랑 같이 먹는다.


<동의보감>에는 "폐가 위축되어 피를 토하는 것과 허로로 여윈 것, 기침하는 것을 치료한다."라고 무를 소개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검증된 무!!


믿고 먹는 무이다.


아이 유치원 보내놓고 무를 열심히 갈았다.

어깨가 빠지게

손가락 아프게...


실컷 갈다가 힘들어 중간에 쉴 때

친정 엄마가 사진을 보냈기에

난 무 갈고 있는 내 현장을 사진으로 보냈다.

그러자 엄마는


"뭐 하러 갈고 있노 그냥 믹서기 돌리지"


아!! 맞네??

믹서기가 있지??

뭐 이왕 갈판으로 시작한 거 끝을 보자!!

고생한 만큼 맛이 있겠지.


사실 처음 먹어보는 무


구워 먹어보니 감자전 같은 식감이 너무 맛있었다.


이 달달함... 이 쫀득함!!


신이 난 나는 엄마에게 자랑했다.


엄마가

"부모한테 이래 해줘 보지?"


하고 문자가 딱 오는 게 아닌가....

맞다...


엄마 아빠에게 이렇게 정성 가득한 요리 해 준 적이 없지...

아이에게만 해준...


죄송한 마음이 팍 오게 만든 저 한마디


조만간 엄마 아빠에게 해줘야지...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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