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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Jul 11. 2023

파라 다음엔 아데노

아이 다음은 엄마가 아플 차례

파라로 입원 후 깨발랄해진 아이는

집에서 이틀 요양 후 유치원 등원했다.

유치원 딱 일주일 다녔는데

목요일 밤 아이 기침 소리가 또 이상했다.

열도 올랐다.


금요일 아침부터 병원을 찾았다.

인후염과 콧물약을 처방받고 집에 와서 쉬었다.

낮잠을 자고 난 아이가 고열이 시작되었다.

인후염으로 종종 열이 높게 나던 아이라

해열제를 먹이며 계속 물수건 해주었다.


토요일 열은 오락가락... 기침약 먹은 효과도 아직은 나오지 않았다.

흰 죽을 억지로 먹여가며 약을 먹이고 쉬엄쉬엄 놀다가 낮잠도 자고 했다.

저녁부터 아이 눈에 눈곱이 끼기 시작했다.

초반엔 약간 노란빛이 도는 눈곱이 보였다.

아이 친구 엄마에게서 두어 달 전 아데노란 병에 대해 들은 적이 있던 난 설마.. 하며 걱정되기 시작했다. 한번 생긴 눈곱은 닦아주고 돌아서면 또 끼여있고 세수하고 돌아서면 또 끼여있다. 눈곱의 색도 초록빛이 돌고 매우 끈적했다.

아이가 눈이 아프다고 표현했고 방에 누워 눈곱 질질 콧물 줄줄 기침은 컥컥 쏟아부었다. 열도 39도를 넘겼다.


밤새 잠 한숨 자지 못했다.

세수했다가

콧물 흡입기로 콧물 뺏다가 물수건 했다가 해열제 먹었다가 기침하면 등 두드려주고 쓸어주느라

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아이가 잠이 들 수 있게 도왔다.

일요일 새벽 6시가 되어서야 간신히 잠이 들었다.


아이랑 조금 자고 일어나 일요일에도 운영하는 소아과를 찾아갔다.

어찌나 아픈 아이가 많은지 11시 인데도 오전 진료 접수 마감이었다.

번호표 뽑아두고 병원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 먹고 병원 건물에서 계속 대기했다. 지겨운 시간이었다. 다행히 아이도 열도 나지 않고 컨디션 좋아 보였다. 간간히 눈곱이 계속 끼고 콧물 나고 기침은 했지만 열이 나지 않으니 아이도 활발했다.

병원 1층엔 아이가 좋아하는 기구가 있다.

오후 접수 시작 후 30분 만에 오후 진료 접수도 마감이었다... 원래 아픈 애들이 많은 건지...

아니면 이 날만 그런 건지...

번호표 뽑아두고 대기하길 정말 잘했구나 싶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인후염과 결막염 안약과 콧물약을 처방해 주셨다. 그리고 일주일 자가 격리를 하라고 하셨다. 아이 증상으로 아데노로 의심된다고 하셨다.

아이와 꼼짝없이 집에만 있었다.

다행히 이번에 처방받은 약은 효과가 보였다.


수요일쯤 되니 아이 눈에 눈곱은 끼지 않는데 기침과 콧물이 여전히 심했다. 아이가 좀 나아질려는데

내가 몸살이 났다. 약국에서 파는 한방 몸살감기약을 마시고 나니 한결 좋아져 아이랑 놀 수 있었다.


아이는 여전히 콧물과 기침에 시달렸고 특히 새벽에 자다 깰 정도로 기침이 심해

목요일 또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다.

나도 몸살 기운이 남아 있어 아이약 처방받으며 약국에서 기침감기약과 한방약 등 상비약을 사 왔다.


1월 코로나 때도

6월 파라때도 아이 옆에 딱 붙어 있는데도

난 옮지 않았다. 그저 몸살만 올뿐...

이번엔 달랐다.

아이가 다 나아가니...

아이랑 같은 증상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몸살 기운만 오던 내가

아이와 같이 기침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일요일... 눈곱이 끼기 시작했다.


나의 면역력을 자만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눈병이라니..

아이가 처방받은 안약을 넣었다.


7/2 월요일부터 아이는 유치원 등원 했는데...

난 앓아누웠다.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지어오고

아이에게 다시 옮길까 봐 마스크를 하거나 손수건으로 막으며 기침을 쏟아냈다.

내가 옮아 아프고 보니 울 아이는 이렇게나 많이 힘들었구나 어른도 이 독한 약 먹고 헤롱헤롱 거리는데 저 여린 몸으로 이겨냈구나 싶어 짠하고 장했다.



조심조심 일주일을 보냈다.

눈병은 빨리 나았는데

기침은 여전하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기침은 몇 주 갈 수 있다 하셨다. 아이도 기침은 계속하고 있다.


이번주부터는 몸이 많이 가뿐해졌다.

해리단길 마비스

아이 유치원 보내놓고 커피 마시러 나올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


엄마도 아픈 내가 신경이 많이 쓰였던 모양이었다.

일요일에 카톡으로 갑자기


[안색이 까맣게 돼가지고... 그게 뭐고... 몸 관리 좀 해라]하며 보내왔다.

[내일부터 다시 운동 갈라고]

[그래 활발해지라]


어제 같이 점심을 먹으며 내 안색을 보고는

"오늘은 얼굴이 괜찮네"

하며 건넨다.


내가 봐도 괜찮아졌다. 기침만 사라지면 다 나은 건데...


1월부터 지금까지 매주 병원에 갔다.

더 이상 병원에 가고 싶지 않은데...

딸아.... 이제 그만 아프자...





(그동안 글을 올리지 못한 변명 같은 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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