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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Aug 01. 2023

그래도 웃어진다.

놀이똥산

아이의 방학이 이제 곧 끝나간다.

항생제도 오늘만 먹으면 끝이 난다.

아이 방학 숙제도 부모님과의 여행이 있는데

어디 가까운 곳도 놀러 가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 다 낳으면 키즈카페 가기로 약속을 했었다.

어제 점심때 티켓도 미리 구매하며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데 어젯밤 어제 할머니가 오늘내일할 수도 있다는 연락에

슬픔에 잠겨 있기만 했다. 아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도 눈치껏 빨리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자고 있는 아빠를 깨운다.


"아빠! 오늘 엄마랑 이모랑 키즈카페 간다. 좋겠지? 똥 키즈카페 간데."


해맑은 목소리로 자랑하는데 안 갈 수가 없다.

밤사이 할머니 안 좋은 소식이 올까 노심초사했다.

달밤에 나가

보름달 보며 소원도 빌었다.


'아직은 할머니 데리고 가지 마세요.... '


두려움에 떨며 다시 중환자실로 들어간 할머니가 너무 안쓰러워 이대로 보낼 수 없었다.

웃어지지 않는 밤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해맑은 아이를 보자

슬픔에만 잠겨 있을 수 없었다.


무소식이 희소식 아직도 병원에서 연락이 없다. 할머니는 잘 버티고 있다 여기고 아이와의 약속을 지켰다.

막상 나와서 아이랑 노니 나 또한 즐기게 되었다.


너무 신나 하고 설려야 하는 우리 아이 모습은 그저 사랑스러웠다.

나오길 참 잘했다.



사랑한다.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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