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과 친구가 된 도심공동체

by 김필성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한 높은 빌딩과 아파트 길목을 내려오니 사직종합복지관 건물이 드러났다. 그곳 4층 옥상에서 지난 8월 9일(토) 오전에 즐거운 텃밭축제가 이루어졌다. 텃밭으로 서로를 만나고 이어가는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도심의 높은 건물들이 그런 사람들의 웃음을 막지 못했다. 그곳은 높은 아파트와 빌딩들 사이에 포위되어 있었지만 작지만 깊은 환대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었다.


옥상에서 푸르게 자란 옥수수와 고구마, 그리고 오이들과 조그마한 수박들을 보게 되니 무척 감명깊었다. 언제나 자연은 우리와 함께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사람들의 무분별한 소비와 이로 인한 많은 쓰레기들로 인해 자연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자연은 우리를 탓하지 않고 건강한 얼굴로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손을 내민다면 언제나 반겨주는 던던한 자연을 만나게 되어 나의 마음도 생태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예쁘게 자란 복수박 하나를 나눠 먹으려고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도심 속 옥상에서 자란 복수박은 어떤 맛일까?’ 복수박의 안을 보자 모두들 놀랐고 신기해하는 표정들을 잊을 수 없다. 복수박은 보란 듯이 맛있는 색깔을 보여주었고 아싹한 맛을 선사해주었다. 척박한 도심 속에서도 복수박은 건강하게 자랐던 것이다. 도시주민들이 텃밭식물들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밝은 웃음을 잃지 않은 복수박에게 고마웠고, 텃밭과 우리들을 잇는 축제를 열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 글은 EEDA주관의 월간텃밭 8월호에 기고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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