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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한다 Jan 24. 2024

어떤 글짓는 이로 남고 싶은가

쇼펜하우어가 그러더군요. 세상에는 세 부류의 저자가 있는데 첫 번째는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쓰는 저자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두 번째는 쓰면서 생각하는 저자이며 마지막으로 집필하기 전에 사색을 마치는 저자라고요. (머리맡에 쇼펜하우어, 111쪽) 아마도 2023년 마지막날, 때 묵은 카페트를 돌렸던 어느 빨래방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무척이나 동질감을 느끼며 무릎을 딱 쳤습니다. 나는 두 번째 쓰면서 생각하는 이가 되겠노라 다짐을 하면서 말이죠. 


읽기에 대한 두 번째 책 <굶주린 마흔의 생존독서>에 이어 지금 쓰고 있는 세번째 책 <굶주린 마흔엔 아무튼 글쓰기>는 제목에서도 쉽게 아시다시피 쓰기에 관련된 겁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쓰기에 관련된 테크닉은 거의 들어있지 않아요. 그런 걸 찾으시려면 다른 책을 보셔야 할 겁니다. 이 책은 어떻게 잘 쓰는가가 주가 아니라, 어떻게 시작하느냐, 왜 써야하는가에 대한 겁니다. 부디 이 책을 보고 나서 아니 변한다도 하는데 나도 한번? 이렇게 쉽게 글쓰기를 접근했음 하는 그 바람뿐이죠. 


글쓰기에 대해 너무들 시작을 어렵게 생각합니다. 각 잡고 쓰는 게 글이 아니고요. 그리고 이미 다양한 내용들이 다 나와 있는데 별 것도 아닌 내 글이 뭔 소용이 있냐고 하죠. 별거냐 별거가 아니다란 그 평가는 결국 독자의 몫입니다. 저자가 지레 짐작할 게 아니죠. 아무튼 그렇게 주절주절 변명과 핑계거리만 찾게 되면 영원히 못쓴다는 것만은 아셔야 할 겁니다. 왜냐하면 완벽한 준비도 별의 순간도 우리에겐 결코 오지 않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이렇게 주저하는 것에는 아마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삐걱거리고 뒤틀어진 삶의 그 이유와 방향을 찾고 싶은 그 절실한 ‘때’가 아직 오지 않은 거죠. 만약에 말입니다. 이 책을 우연히 집어든 여러분께서 쓰기에 적정한 시기를 찾고 있다면, 이것만큼은 꼭 기억하세요. 어떤 문제나 닥친 현안을 해결하려면 언제나 우리는 그 한 가운데에 우뚝 서 있어야 한다는 걸 말이죠. 


제 경우도 회사일로 지치고 힘들 때마다 읽고 쓰기로 저만의 해답으로 찾았으며 지금껏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글쓰기의 최전선>의 저자 은유는 우리 삶이 불안정해지고 세상이 더 큰 불행으로 나아갈 때 도망가는 나의 삶에 말을 거는게 글쓰기라고 했습니다. 드라마 피디였던 <외로움 수업>의 저자 김민식은 한직에서 밀려난 시기에 쓰기를 시작해 삶의 새로운 순간을 맞았고 지금은 책을 쓰고 강의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쓰기 앞에 머뭇거린다면 이 기회를 통해 과감하게 나만의 '쓰기' 속으로 뛰어들길 바랍니다. 선물로 박웅현의 <여덟 단어> 어느 문단을 고이 바칩니다. 


여러분, 우리 되는 대로 삽시다. 되는대로 살되, 인생에는 공짜가 없으니 본질적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살피고, 질 때 지더라도 언제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모든 답이 정답이니 아무거나 선택하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면서, 그것을 옳게 만들면서 삽시다. (박웅현의 여덟단어, 26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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