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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한다 May 09. 2022

휘게를 찾아가는 여정 속 독서

독서사색

어느 영화배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다시금 느끼는 인생무상, 참으로 사람의 삶이란 영원하지도 불멸하지도 않더라. 이렇게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스러지는 바람같은 인생에서 구멍 숭숭 뚫린 가슴을 부여잡고 포근하게 감싸줄 담요 같은 휘게는  필요하다. 따뜻함, 안락함을 의미하는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휘게


그래, 또다시 책이다. 근데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여실하게 증명한 지난 주말, 누군가의 대타로 풀타임 일정을 소화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이젠 빼도박도 못하는 40 체력적 한계가 매우 분명한 지점에 도달했다는 걸 극렬깨달았다.  좋아하는 책을 얼굴에 덮고 바로 잠이 들어버릴 정도로 정말이지 너무나 고단했거든


어떻게 보면 독서는 일종의 노동이다. 보람이나 힐링, 힘듦이 병렬적으로 존재한다. 비록 이 과정이 설사 어렵고 지치더라도 참고 그 지루한 시간들을 견디고 이기는 체력이 있다면, 그건 독서력 즉 실력이 되는 거고, 그것으로 인해 내 글쓰기 필력도 점차 쌓이게 될 것이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지금 세 가지 힘에 대한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된다.


허나 중요한 건 뭐든 절대량을 전제로 한다는 것. 누구나 삽질을 하지만 쓸데없는 일로 끝내지 않으려면 깊고 넓은 진정한 삽질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엘렌 코트의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을 되새김질 해본다. ”시작하라. 다시 또다시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 뜯어보라. (중략) 완벽주의자가 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어라.“


 역시 지독한 경험주의자다. 뭐든 해본 사람과 말로만 포장하고 때우는 사람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걸 잘 알거든.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게 역량의 차이. 어찌 되었든 바로 , 바로 실행, 불현듯 기회가 왔을  한방에 송곳으로 찌를  아는, 그것도 경험 그래서 자꾸 주저앉는 눈꺼풀을 까뒤집고라도 책에서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


퇴근  지친 몸뚱이를 끌고 근처 서점이라도 본다.  ’어떤 책이 요즘 인기일까.‘ ’도대체 나는 언제 중쇄 찍을  있을까.‘ 희뿌연 기대 또한 해보면서     들춰본다. 이렇게 나마 끄적여도 본다.  세상 수많은 출판사 중에 어느   받아주는  없겠어? 근거없는 자신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또한 가지


아직 펄펄 끓고 있는 자존감 하나로 쓸데 없는 잡념과 걱정으로 인해  귀한 시간을 낭비하고픈 생각은 없다는 건 분명한 사실. 경험이라는 스승은 어리석게 알아보지 못하고 완벽주의라는 신념에 사로잡혀 헤매는 미련 따윈 적어도  독서 인생에선 없다. 휘게를 향한 여정이 험난하고 고독할지라도 자유롭게 전진하고 싶다. 일말의 후회 따윈 남지 않도록.


든든한 빽도 튼튼한 줄도 없는 무일푼 ‘변한다’ 작가, 인생무상을 뛰어넘고 온전한 나로 휘게하며 살아가기 위해 앞서 말한 체력, 실력, 필력  가지 힘을 얻고자 독서를 루틴한 경험으로 오늘도 못먹어도 일단은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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