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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한다 May 13. 2022

모험적 독서로 풀악셀

독서사색

미스터리도 아니고 마스터리? 마스터를 향해 가는 과정이나 여정을 미스터리라고 부른다더라. 참 읽기 심심한 조지 레너드의 <마스터리>에서 딱 눈에 들어오는 건, 뭔가를 할 때 한계의 벽 앞에서 유형을 묻는 거였다. 첫째 여기저기 손대는 사람, 둘째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 셋째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야 모험가 스타일, 첫 번째 새로운 것을 찾아 이것저것 탐색해보는 지루함을 참아내지 못하지만 끊임없이 계속 자기 자신을 갈구하며 부딪히고 깨지면서 어떻게든 모양을 갖춰나간다. 5월 말 기말고사를 끝으로 지난 가을부터 시작한 사회복지사 2급 강의 수강을 마치게 된다. 세상에나. 기업에만 다녔다면 감히 꿈도 꾸지 않았을 아주 진귀한 경험이다.


“남들보다 낫기보단 다르게 하자.” 이 화두는 늘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주요 안건이었다. 진정한 혁신은 해당 산업 혹은 회사 바깥에서 온다고 <코끼리와 벼룩>의 찰스 핸디는 진작부터 말했다만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나에겐 새로운 통찰을 얻으려면 전문지식 분야에서 이탈해야 한다는 걸 짐작하면서도 그동안 익숙한 것의 변형에만 몰입했던 게 사실


더 놀라웠던 건, 사는 내내 관심 1도 없었던 복지 등에 실눈이나마 뜨면서 백지선의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일본의 아동학대 사례관리사가 쓴 <나는 아동학대에서 아이를 구하는 케이스워커입니다>, 콜센터상담원의 <믿을 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 같은 책들을 보고 있다는 것.


새롭게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하고, 그러다가 다른 길로도 새기도 하고, 처음 맡아보는 풀향기에 취하나보다. 그렇다면 ‘다르게 보기’의 루틴이 항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단단한 힘, 지속하는 의지가 필수적인데,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완하고 온전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자신만의 루틴을 가지면 바쁜 일상에 쫓겨 나를 잃어버리는 불상사는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 사실 바쁜 건 개미도 마찬가지 아니더냐. 곤충만도 못한 삶을, 일상에 주어진 과제만을 해결하기도 급급한 남루한 인생을 살고 싶지 않으면 힘을 빼고 다르게 보는 여유부터 갖자는 것. 언제나 정신머리 없음을 뒤로 하고 이만큼이나 온 것도 장족의 발전, 변화다.


그러고 보니 오늘  식물원에서  소나무, 봄에 잎이  여름에도 자라지만 가을에는  잎이 떨어지지 않고 겨울까지 보낸다. 그리고 다음  , 여름을 지내고 잎이 가을에 떨어진다. 맞다. 소나무가  푸르름을 항시 유지할  있었던 것은 아마도 헤아릴  없이 많은  잎들이 나고 졌기 때문일 거다.


사람의 몸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는  항상성 가운데에 수분이 있듯이 모험적 독서를 통해 복잡다단한 내적 환경을 안정 상태로 고요하게 유지하는 주말을 보내보자. 무슨 책으로 풀악셀 쫘악 밟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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