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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한다 Jul 18. 2022

 에이 별게 아니라고?

독서사색

자그마치 1천만명, 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한 모 쇼핑몰의 OTT 회원수라니. 축구팬인 아들이 내 핸드폰을 뺏다시피 해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깔고 손흥민 선수의 플레이를 감상할 만하네. 그야말로 플랫폼 전성시대다. 어렸을 적 민영 서울방송 탄생을 똑똑히 봐온 나로서는 이런 변화가 참으로 놀라울 수 밖에 없다.


OTT이 급부상한지 그래봤자 몇 년 전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집에 들어앉아있는 시간들이 급격하게 늘어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팍스어소시에이츠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스트리밍 가입자는 2026년 2억7천700만명으로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


잘 나가는 브랜드의 공통점은 다름 아닌 비즈니스의 본질을 안다는 것이다. OTT를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다름 아닌 가입자들 이탈 방지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며, 신규 가입자 유치에 신경써야 하겠다. 그러려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공감 콘텐츠들이 많아야 한다. 고객은 정말 냉철하다. 고객이 생각하는 그만한 이득을 얻지 못하면 바로 그 지갑은 닫혀진다.  


N사 홍보마케팅, 모 시장 뉴미디어 비서관을 거쳐 출판 당시 스타트업 마케터였던 <그놈의 마케팅>의 저자와 내 필모그래피가 비슷해서 그의 책을 눈여겨봤었다. 뇌가 열리는 희열을 주는 일이란 바로 사람들이 열광하는 크리터를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그림이든 글이든 유무형의 상품이든 간에 욕망과 본질을 읽어내고 이를 구현할 때 저자는 뇌가 열리는 경험을 한다고 했다.


문득 떠올려봤다. 나에겐 뇌가 열리는 경험이 있었던가. 며칠 전에 인스타에서 이 대사를 듣고 뜨거운 머리 속이 홍해처럼 빠지직 갈라지는 비스무리한 경험을 했다. “ 봄날의 햇살 같아. “ 판례 정보를 줄줄 읊어대는 변호사 우영우의 천재적 머리도 물론 탐나지만, 자폐가 있는 본인을 늘 배려하는 친구를 두고 진심을 다하는 그 훌륭하고 어른다운 태도에 일단 고개가 숙여졌다.


무엇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타인과 소통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본인을 객관화하고 미어링하며, 친구를 따스한 시각으로 조명하는 마음을 '봄날의 햇살' 이라는 단어로 담백하게 치환하는 작가의 표현력, 그걸 듣고 과한 표정을 짓지 않는 배우의 절제미 등은 울고 짜고 하는 정형화된 한국판 신파에서 멀리 벗어난 창의적 시도라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이 준비하고 기다리며 갈고 닦았을까. 임명묵의 <K를 생각한다>에서의 창의성 이야기에 무릎을 쳤댜. 창의성을 배양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은 여러 과제에 대한 진지한 몰입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지식의 형태로 습득해야 하는 기본기들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먼저 그 과제를 수행할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학습을 해야 한다.


에이 별게 아니라고? 맞다. 창의성은 엉뚱하고 기발한 것으로 많은 이들이 오해를 하다 보니, 차곡차곡 쌓이는 일상들에서 탄생한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허나 하루하루 수업을 듣고 책을 읽고 상대를 듣고 보고 하는 것들이 쌓이면 결국 본인 분야에서 창의성의 밑바탕을 꾸며줄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창의성은 우리 곁에 보다 편하게 다가온다. 물론 심도있는 관찰과 분석은 상수, 그렇다면 나의 데일리 독서는 어디까지 와있나.


“나는 만 번의 발차기를 한번에 훈련하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한 번의 발차기라도 만 일 동안 훈련하는 자가 두렵다. “ 이소룡의 말을 차분히 돌이켜보는 꼼꼼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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