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밤을 걷는다
나에게 밤과 새벽은 유난히 특별하다.
어린 시절, 모두가 잠든 시간에 친구들을 만나면 차오르던 묘한 모험심. 그 기억 때문일까?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 시간이면 비로소 "진짜 숨을 쉬는" 기분이 든다.
머릿속을 비우고 무작정 걸어본다.
여름밤엔 시원한 바람이 나를 반기고, 겨울밤엔 뱃속까지 쨍하게 만드는 차가운 공기가 머리를 맑게 씻어준다.
그렇게 정처 없이 걷다 보면, 나는 어느새 길 위가 아닌 기억 속을 걷고 있다.
오늘의 나는 어땠을까.
익숙함에 속아 감사함을 잃지는 않았는지, 무심코 던진 말로 누군가에게 생채기를 내진 않았는지.
누군가의 인생에 선을 넘는 참견을 하진 않았는지, 나를 스쳐 간 사람들의 마음을 한 번쯤 헤아려 보았는지.
무엇보다,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 노력했는지.
어쩌면 나에게 밤을 걷는 행위는, 나를 돌아보는 반성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걷다 보면 믿게 된다. 비록 완벽하게 좋은 사람은 아닐지라도, 어제보다 조금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