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roblem
빨치산. 자칭 '빨치산' 이라 하던 서울 태생 총각. 이 친구에 대해 썰을 깔자면 한참이 걸릴 터.
간단히 말하자면 서울에서 할머니 손에 홀로 자랐던 총각.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지리산으로 흘러들어 심마니 노릇을 하던 노총각이었다. 무전여행 때 알게 된 사람으로 착하고 인성(人性)이 좋았다. 지리산을
찾아오는 행락객의 포터 일도 하며 심마니로 살았었다. 사람이 성실하고 착했던 터라 산신령이 곱게 보았는지 어느날 산삼 군락지를 발견하여 단번에 5억을 벌었단다.
마침 우리는 집단 텃세로 인해 잘 나가던 민박을 접고 민박집으로 활용하던 원룸형 한옥을 매물로 내 놓고 있었다.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우리집 개울 건너편에 있던 대지 40평, 건평 6평짜리 조그만 목재 흙집이었다. 사연을 알고 이 친구, 우리 곁에 살고 싶어했다. 그래서 일명 '뚝딱집' 이라 불리던 그 집을 샀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어차피 혼자 지내니까 저녁밥은 우리집에서 같이 먹기로 했었다. 헌데 이 친구, 입버릇처럼 이런 말을 달고 살았다. "떼 먻었음 떼 먹었지 안 갚진 않는다" 라고~
이제 막 십대가 되어 사내 녀석 성징(性徵)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앳된 소년 같은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며 살았던 우리 산적. 그 말에 힌트를 얻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무렵부터 인도 여행 간다고 벼렀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카톡을 쫘악 뿌렸었고~ 여행 다녀오면 순차적으로 갚겠노라며~ ㅋㅋㅋ
그래 다 갚았냐고? 히히히~ 그걸 미리 말해주면 글 읽는 재미가 없지 않겠어? 끝 화인 30화에
정중히 말씀 드리겠음~ ㅎㅎㅎ
항공 티켓을 끊어놓고 보니 하루하루가 급물살을 탄 것 같았다. 2월6일 비행기에 탑승해야하니까 두달도 채 남지 않은 일정. 마음이 바빴다. 아직 채 겨우살이도 제대로 못했다. 돈 몇푼 벌러 다니느라 시간을 많이
뺐기는 통에~ 시간 타령을 하고 있기엔 갈 길이 너무 바쁜 우리 내외. 밤이면 밤마다 독서 열풍 속에 잠겼다. 서로서로 인도 관련 책들을 탐독하느라.
놀랐다. 아니 놀랐다기보다 할 말이 없었다. 민사고(민족사관고등학교) 졸업생 5명, 그것도 여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다녀온 인도 여행기인 '스무살 인도로 철퍼덕' 이라는 책을 위시하여, 하정아씨가 인도 현지에서 만난 인도 여행자들과의 대담형 책, 인도 델리 대학교에 재직중인 교수(24년째 현지에 살고 있다는)의 책과,
'인도 현대사' '인도에 미치다' '처음 읽는 인도사'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인도 사랑 이야기' 등등에
인도, 네팔 가이드북까지 한권 한권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놀라움은 급기야 걱정으로 변했다. 우리가 과연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까 싶어서.
인도~ 알면 알수록 입이 딱 벌어지는 나라였다. 벌어진 입만큼 크기도 된통 큰 나라.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33배인 넓이에다 인구만도 12억(2015년 기준)이 넘는 나라. 다부족, 다인종, 다종교에 다언어인 나라.
인도에서 통용되고 있는 언어 만도 1,652개라니~
도대체 통치가 어려워 표준어를 쓰려해도 쓸 수 조차 없는 나라. 생각다 못해 궁여지책으로 공용어를 쓰는데 그 공용어만도 20개에 달하는 나라. 28개 자치주에 연방 직할지 만도 7개에 달한다니~ 내 입이 닫히겠냐고~ 더욱 벌어져 악안면 관절이 탈골될 지경이었다.
그뿐이랴~ 끝 없는 외침에 시달리면서도 남의 나라를 결코 넘보지 않던 나라. 인간의 정신 세계를 뛰어 넘어 영혼의 세계를 이끌 지침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힌두경전인 '리그베다'와 대서사시, '라마야나'를
구전(口傳) 계승시켜온 나라. 말이 구전이지 그걸 다 외우고 소화시켜 후세대에 그대로 릴레이 계승시킨다는 게 얼마나 어렵겠냐고~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 히말라야 산맥 아래 갠지스강의 풍요로움으로 인한 인도의 향신료며 금은보화, 보물을 탐낸 이민족들이 서북쪽으로, 동북쪽으로, 빈번히 침략했었다. 유린, 찬탈, 능욕의 역사가 펼쳐졌었다. 동쪽으로는 종교적 가르침을 얻고자, 경전을 얻고자, 중국의 현장, 신라의 혜초 등등 유명한 고승들이 줄을 이을 수 밖에~
기원전 6세기에 불교학을 가르치던 인도 '날란다 대학'의 교수 만도 2천명에 달하고, 학생수 만도 만명에
달했다니~ 내 입이 다물어졌겠냐고~
인도어로 의무를 의미한다는 '달마'. 달마라는 이름을 가진 고승이 동쪽으로 간 까닭이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한데, 느끼긴 뭘 느껴~ 인도에선 전 세계 자살자의 10%에 달하는 사람들, 대략 1년에 10만명씩이
자살한다니 어찌 답이 나오겠냐고~
게다가 지구촌 178개국 중 투명성 지수(2010년 기준)가 87위라니 할 말이 없었다.
인도의 75%가 문맹자, 하루 1달러로 연명하는 사람만도 3억명에 달해, 거지가 득시글거린다는 인도.
그래서인지 인도 여행 다녀온 사람치고 돈을 잃어버리지 않은 사람 없고, 사기 당하지 않은 사람 없다고들
했다. 2015년 초에 읽었던 책들의 내용이니 지금(2025년)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상황에서도 인도인들은 토론에 능해 당해낼 외국인이 없다는데 도대체 뭐야~ 인도라는 나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
헐헐~ 답은 아주 간단했다. '노 프라블럼(No Problem)~' <---인도의 릭샤왈라(인력거꾼)들이 잘 쓴다는~ 아무 문제 없어요~ 뭐 문제 있니? ㅋㅋㅋ
어차피 세상만사, 인간만사 자체가 문제 덩어리다. 이해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부질 없는 일이다.
그저, 그냥, no problem~ 하면 간단하다.
그 지경인데도 왜 사람들은 꾸역꾸역 인도로 몰려 가는 건지~ 우린 또 왜 인도 가겠다는 건지~
I don't know~ 나는 모른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모를 것이다. 며칠(2025.10월) 전에도 뽈뽈이 스님께서 북인도 다녀왔노라고 전화가 왔었다. 매년 한차례씩 지구촌 곳곳을 여행하시는 일명, '뽈뽈이 스님'~
그 스님은 또 무슨 바람이 일어 인도를 다녀오셨는지~~
21세기 들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나라, 인도. 인도의 아킬레스 건인 카스트 제도의 불합리성이 일부에서나마 유야무야되고있다는 가운데 200년 간의 영국 통치로 인해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한 사람들이 많아 유리한
고지를 점령, 글로벌화 되어가는 기업들도 늘어만 간단다. 그러니 뭔 걱정이여~ no problem~
그대들(산적과 할매)도 국내 무전여행을 3번(2015년 기준)씩이나 하셨는데 뭔 걱정이여~
잘 다녀 오시라고 우리집까지 돈을 들고와 주고 가시는 분도 계신데 뭔 걱정이여~
걱정은 국내에 남겨놓고 여행이나 잘 다녀오셔~~ no problem~~ ㅎㅎㅎ~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