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이름은 검웅이

내 이름 검웅이

by 할매

양 손에 날갯죽지 두개씩 잡고 나가더니 마을 입구 오리탕 집에 그냥 줘버렸다. 동네 입구에 오리탕집이 있었거든~ 흠~ 안 서운했어? 기르는 입장에서 뭔가 교감이 있었을텐데~~ 교감은 무슨 교감~ 하나도 안 서운했다.


소의 새끼는 송아지, 개의 새끼는 강아지, 닭의 새끼는 병아리라 하는데, 오리의 새끼는 왜 그냥 오리새끼라 하는지, 이희승 박사가 국어 사전 편찬할 때, 다른 이름이 있어도 빠뜨렸는지 애초 없던 건지 아리송한 느낌이지만~ 고얀놈덜~ 왜 그리 집안 여기저기에 똥 퍼질러대노~ 그러지만 않았어도 오리탕 집에 줘 버리도록 가만 두지 않았다~ ㅎㅎ


두세달 뒤, 행여 마나님 뱁새눈에 슬픔의 눈물 고일새라 마음 착한 우리 남편. 이번에는 오리탕집 암캐가 새끼를 낳았다고 강아지 한마리 얻어 왔다. 동네의 수캐는 다 거쳐갔는지 한 배 새끼 종류도 다양하게

얼룩이, 점박이, 누렁이, 꺼멍이도 있었는데 그 중 꺼멍이에 꽂힌 남편. 꼬물대던 녀석을 데려왔다.

헌데 이상하게 목젖 부위의 한줌 털만 하얀 녀석. 그렇다고 흰둥이라 할 수 없자나~ 넌 그냥 검웅이~

까만 수컷이란 뜻의 이름을 붙여줬다. 검웅이 입장에선 "검웅이가 뭐여~" 할 수도 있겠지만~ ㅎㅎ


그런데 울딸, 애완용 게와 고양이를 기르더니 그새 애정이 식었나~ 검웅이와 잘 놀아주지 않으니.

개와 놀 짬이 어딨어~ 까르까르 지지배배 생기발랄 학교 친구들과 놀기에 바쁜 우리 딸. 이때 아니면 언제

놀아~ 평일 휴일 공휴일 할 것 없이 일정 바쁜 울딸. 또 한번 팔자에 없던 개 자식이 생긴 나, 나어린 강아지의 엄마가 되었다.

그래도 그렇지~ 우리 딸, 놀 짬은 없어도 놀 틈은 있어서 어쩌다 집에 있을 때면 동네 논밭 사이로 검웅이와 산책도, 시멘트 농로길로 자전거 하이킹도 하며 검웅이와 우애를 돈독히 했다.


한 서너달 그랬을까~ 평온하던 어느날, 검웅이가 설사를 했다. 개를 키워본 경험이 전무했던 무식한 우리

부부. 일시적 현상이겠거니 하고 임시 조치만 하고 지켜봤다. 사람이 먹는 설사약 한톨의 4분의 1만 먹이고~


하루 이틀 사흘, 설사가 안잡혔다. 그제서야 수소문해보니 어린 강아지는 생후 1,2개월 안에 예방주사를 맞혀야 한단다. 바이러스성 설사를 할 수 있다고. 치사율도 높다던 개의 질환, 파보 바이러스(Parvovirus)성 설사.


어짜까~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우리 부부, 대책 없음에 용감한 꼴이 돼 버렸다. 무식하여 치료 시기를

놓쳐버린 셈. 우리 가족, 뒤늦게 후회하며 "검웅아~ 얼렁 나아 우리랑 같이 오래오래 살자~" 하며 지극 정성으로 보살폈다. 그래도 연일 설사 해대던 검웅이. 기진맥진~ 마시는 물까지 설사로 내리쏟던 녀석은

어느날 새벽, 옥외 시멘트 공간에 비닐만 둘러친 남편의 컴퓨터 작업실에서 프로그램 야간 작업하던 남편의 발 아래 엎드려 저 세상으로 갔다. 남편을 빤히 쳐다보더니 숨을 거두더라고.

그런 줄도 모르고 아침을 맞이한 우리 모녀.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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