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신비한 체험(前)

신비한 체험

by 할매

'삶과 죽음 사이'의 연재글이 어느새 종반전으로 접어들었다. 나는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내 인생 마지막 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글 쓰고 있다. 한편 한편이 각기 다르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 '무전여행기'까지 모두 다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줌 인(zoom in), 줌 아웃(zoom out) 하며 옴니버스(Omnibus) 식으로 써내려가고 있을 뿐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신비한 체험을 제법 했다. 산골살이 27년 동안에도 여러 차례 했지만 수도권 대도시의 변두리, 개발제한 구역의 오래되고 자그만 마을 한옥 고택(古宅)에서도 몇 차례 했다. 상량(上樑 = 대들보)에

임오년, 1882년이라 씌여 있던 지은 지 100년이 다 되어 가던 집. '전재울' 이라고 혹 아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 마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아파트 단지로 변해버려서.

그저 전설 속의 마을이 되어 내 기억 속에만 아스라히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집 몇 채가 낮으막한 둔덕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동네. 우리 가족이 살던 집 바로 뒤엔 그 당시 수령 530년 된 시(市) 보호수, 회화나무(무전여행 몇년 째던가 그 나무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아파트 단지로 변해 버린 뒤였다. 그때의 표지판도 없어져버렸다. 주변도 확 달라져 있었다. 거기 있던 나무도 내가 봤던 나무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나무 원 줄기가 울퉁불퉁 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잎파리도 달랐다. 회화나무 잎파리는

아카시아 나무 잎파리와 비스무레하다)가 있었다. 마을 가운데 제일 높은 언덕에 있던 고목(古木).

고목 바로 아래에 집이 있었다.


약 100평 될까말까한 대지에 본채, 창고, 문간채, 부엌이 ㅁ자 구조로 지어져 있던 정동향 집. 우리가 이사

가기 전엔 개장수가 세들어 살았노라 했다. 개장수가 이사 가고 한동안 비어 있던 집. 울 산적,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실을 때려치우고 들어가 살던 집이었다. 전세금 딱 천만원 짜리 집. 개장수가 살던 집이라 들어가보니 엉망진창이었다. 그런 집을 쓸고 닦고 치우고 청소하고 도배하고 온갖 정성을 들여 가꾸며 살았었다.

그 집에서의 일화가 꽤 있다.

보통의 이론과 인식을 초월한 일을 신비(神秘)하다고 한다. 그런 일을 몇 번 겪었었다.


사람은 남자와 여자로 구분된다. 여자는 누워 있을 때 그 본연(本然 = 본디 그대로의 자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대지(垈地), 땅은 수평적이다. 여자 역시 수평적인 존재다. 땅, 즉 흙은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태어나고 죽는 곳이기도 하다. 뭔가가 태어나기 위해선 씨앗이 주어져야 한다.

여자가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려면 씨앗을 받고 품어 생명체를 탄생시켜야 한다. 씨앗을 주는 이가 바로 남자다. 남자는 수직적인 존재다. 남자는 서 있어야 비로소 그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여자에게 심어지는

남자의 정자는 씨앗이다. 땅에 뿌려진 씨앗이 움트고 자라려면 땅과 씨앗 만으로는 부족하다.

뭔가가 더 주어져야만 한다. 물(비, 雨)과 햇빛이다.


여자에게 주어진 정자 역시 양분이 필요하다. 양분, 즉 영양소는 흙에 뿌려지는 물과 같다. 그렇다면 햇빛은 소우주(小宇宙)라 불리는 인간에겐 뭘까~ 인간인 여자에게 주어지는 햇빛. 우주에는 우주 에너지라는 게

있다. 우주(universe)에서 내려오는 에너지(energy), 신(神)의 기운(strength). 그 기운이 햇빛이다.

그 기운을 잘 받아야 비로소 밝고 건강한 생명체(아이)를 탄생시킨다.


인간계(人間界)엔 명계(冥界 = 사람이 죽은 뒤에 그 영혼이 간다고 하는 세계)와 현상계(現象界 = 경험의 세계), 그리고 영계(靈界 = 영혼의 세계)가 있다. 명계 위에 현상계가 있고 현상계 위에 영계가 있다. 흔히 말하는 무당(여자 점쟁이)과 박수(남자 점쟁이)들은 명계와 현상계를 보고 느끼는 존재들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 현상계다. 스님(비구와 비구니)들은 현상계와 영계를 보고 느끼는 존재들이다.


여자들에겐 모태(母胎) 본능이 있다. 뱃속의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남자보다 느낌이 훨씬 더 잘 발달 돼 있다. 그래서 신의 기운, 우주 에너지도 더 잘 느낀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을 수도 없는 기운(氣運), 에너지. 여자들은 그걸 몸으로도 느끼고 꿈으로도 예지(豫知 = 미리 앎) 한다. 예지는 신비로운 현상이다. 불교에서도 여자들의 그런 현상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내가 아는 바로는 그렇다. 내 지식이 짧아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그저 경험으로 알 뿐이다. 우리네 선조들이 태교(胎敎)를 중시했던 이유도 그런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은 수평적이고 남자들은 수직적이다. 그래서 영계의 세계를 접하여 깨달음을 얻게 된 비구들이 비구니들보다 훨씬 깊이가 깊다. 우리네 선조들과 각 나라 여타 유명한 스님들을 보면 알 것이다. 사리(舍利 = 송장을 화장한 뼈)는 주로 비구들에게서 많이 나온다. 어떻게 믿냐고? 까짓거 믿거나 말거나다. 믿고 안 믿고의 차원이 아니니까. 여여(如如)함, 원래(본디) 그러한 것을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니까. 근데 이 얘기가 신비한

체험과 뭔 관계냐고? 허허 기껏 이야기 하니깐~ 여자가 남자보다 느낌이 더 잘 발달돼 있다니깐~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현상계라고 했자너~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가 아니고 자연계의 인간에게 일어나는 신비한 현상이라니깐~

그걸 얘기 할려고 그런거여~ 글 쓰려고 하니까 눈 아파 죽것네 ~ ㅎㅎㅎ

어쨌거나 지은지 100년이 다 되어가던 고택.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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