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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unna Feb 09. 2022

미래일기가 버킷리스트보다 좋은 이유

미래일기가 버킷리스트보다 좋은 이유          

당신의 버킷리스트는 안녕하신가요?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어한다. 덕분에 새해는 새로운 목표들을 탑재하게 된다. 새해가 되기 전 나름 종이와 펜을 꺼내들고 올해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들을 적어본다. 나름 꼼꼼한 사람들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한다. 새해가 되기 전부터 인터넷 블로그와 인스타, 유튜브 등에는 버킷리스트 작성법이 인기 검색어가 된다. 게다가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앞다투어 공개한다. 버킷리스트 100개 적기 등의 챌린지도 유행한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는 사실 중세시대에 자살할 때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차 버리는 행위(Kick the Bucket)에서 유래되었다. 즉,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목록인 것이다. 유래를 알면 무섭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가볍게 자신의 목표 정도로 생각한다. 


 나의 첫 버킷리스트는 고등학교 3학년 때다. 제목은 ‘수능이 끝나면 하고 싶은 것’이었다. 버킷리스트라는 단어도 몰랐던 시절이다. 그저 24시간 자는 시간을 빼면 거의 책상에 앉아 있었다. 이 지옥같은 시간을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수능만 끝나면 된다. 이 수능만 끝나면 나는 드디어 자유가 된다.’ 라고 생각했다.  ‘맘껏 자기’, ‘티비 하루종일 보기’, ‘귀 뚫기’, ‘머리 염색하기’, ‘살빼서 예쁜 옷입기’, ‘알바해보기’ 였다. 힘들 때 마다 교과서나 문제집 귀퉁이에 낙서처럼 적었다. 버킷 리스트를 끄적이는 순간은 한약맛 같은 고3생활의 유일한 사탕같은 시간이었다. 막상 수능이 끝나고 대학을 가게 되자 그간 간간히 당보충을 해준 버킷리스트는 창문이라는 정거장에 잠깐 보였다가 금방 떠나가는 구름처럼 기억속에서 서서히 잊혀져갔다. 세상의 모든 부와 권력을 거머쥔 솔로몬왕이 모든 것을 얻어도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말한 것처럼 수능을 치고 나자 빈둥지 증후군 같이 마음만 싱숭생숭했다. 꿀같은 버킷리스트는 어제자 신문지 같았다. 그 버킷 리스트는 ‘대학가서 하고 싶은 것’이라는 새로은 리스트로 바뀌었다. 나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동안은 진심이었다. 주변의 친구들과도 대화를 해보면 버킷리스트를 100% 달성하는 친구들은 없었다. 대부분 바쁘다고, 다른 변수들 때문에 미뤄지거나 잊혀졌다. 까먹었다고 웃기도 한다.     

 

 새해에 나름 힘주어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달성할까? 신문기사를 찾아보니 성인남녀 1,083명 중 67.4%가 올해 버킷리스트 달성 못했다고 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비대면 알바채용 바로면접 알바콜(대표 서미영)이 ‘2020 버킷리스트 달성현황’에 대해 2020년 12월9일자 보도자료에서 설문조사 한 결과다. 게다가 지난해 동일 주제의 인크루트 설문조사(2019년 12월) 결과 버킷리스트 달성률(34.7%)보다 2.1%P 더 낮아진 수치를 보였다. 이유는 가장 큰 실패요인에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응답이 32.6%로 1위에 차지했고 ‘의지 부족’(16.1%), ‘돌발상황 및 변수발생’(15.2%), ‘시간 부족’(10.9%), ‘비용 부족’(10.6%)등의 이유였다. 버킷리스트를 달성하지 못한 변명은 해마다 존재하며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이처럼 해마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버킷리스트를 적지만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죄책감도 살짝 있지만 또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 된다. 버킷 리스트는 김춘추의 꽃처럼 미래일기를 알기 전까진 그저 하나의 작은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미래일기라는 강력한 목표달성의 힘을 알게되기 전까지 말이다. 왜 미래일기가 버킷리스트보다 좋을까? 뇌과학에 근거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 해마와 편도체가 도와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시각정보가 주는 효과는 강렬하다. 시각보다 더 강렬한 것은 영상이다. 영상보다 더 강렬한 것은 직접 체험이다. 직접 체험보다 더 강렬한 것은 강력한 감정을 더한 체험이다. 미래일기는 가장 상단에 있는 강력한 감정을 더한 체험이기 때문에 우리 뇌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오래 기억하게 한다.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는 해마에 의해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나뉜다. 해마는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되면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 해마가 장기기억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바로 반복이다. 게다가 해마는 시각적 정보, 공간적 정보, 청각적 정보 등 입체적이고 오감을 담은 정보를 좋아한다. 또, 편도체는 감정과 관련된 기억을 담당한다. 어릴 때의 선명한 기억은 대부분 감정이 뚜렷이 남아있는 기억이다. 미래일기는 미래의 원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속에서 체험하면서 오감을 이용하여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거친다. 행복한 감정을 기억한 뇌는 현실에서 그대로 또 똑같이 느끼고 싶어한다. 버킷리스트가 실패하는 이유인 의지와 상관없이 미래 일기를 통해 미리 체험한 것을 현실에서 그대로 다시 재현하기만 하면 된다.     


둘째, 뇌가 꿈의 지도를 그려 놓는다. 

1990년대 하버드대학 파스쿠알 레오네(Pascual-Leone)교수는 <상상을 통한 정신훈련이 뇌 지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연구에서 피아노를 전혀 배운 적이 없는 두 그룹을 대상으로 한 피아노 연주훈련실험을 시행했다. 먼저 한 집단은 정신훈련을 받게 하고, 다른 집단은 신체 훈련을 받게 했다. 정신 훈련 집단은 하루 두 시간씩 닷새 동안 피아노 건반 앞에 앉아 그 멜로디를 연주한다는 상상을 하면서 피아노 연주를 들었다. 반면에 신체훈련 그룹은 하루 두 시간씩 실제 피아노를 치면서 그 멜로디를 연습했다. 레오네 교수는 닷새 동안의 훈련 뒤에 정신 훈련만 받은 그룹과 신체훈련을 받은 그룹이 놀랍게도 비슷한 정도로 뇌 지도에 변화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상상을 통한 정신 훈련만으로도 뇌의 기질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해주었다. 뇌 지도가 변화했다는 것은 시냅스의 효율이 증가하거나 신경회로의 시냅스 수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일기를 통한 상상체험은 신경가소성의 발달로 뇌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난다. 뇌가 발달하면 꿈의 지도를 더 선명하게 그리게 된다. 막연하고 잊혀지는 버킷리스트와은 차이가 난다.     


셋째, RAS(신경망 활성화 시스템)이 도와준다.

우리 두뇌는 정보를 입력하면 두뇌가 자동적으로 정보를 모아준다. 이것을 RAS(신경망 활성화 시스템)이라고 한다. 미래 일기를 통해 두뇌에 강력한 소망을 입력하게 되면 두뇌는 그것과 관련된 정보를 자동적으로 모아준다. 상황에 따라 못할 수도 잊을 수도 있는 버킷리스트 같은 목표의 나열이 아니라 가장 우선적인 목표에 집중하게 한다. 마치 인터넷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것과 같다. 두뇌라는 검색창에 나의 소망을 입력하면 두뇌는 꿈을 이룰 방법을 검색한다. 사람의 두뇌는 목표를 강력하게 입력하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움직인다. 의학박사인 사토 도미오 씨는 그의 저서 <당신의 꿈을 이루어주는 미래 일기>에서 미래 일기가 이루어지는 근거를 대뇌생리학과 신체 생화학 등의 과학 이론으로 증명했다. 

  “사람의 뇌에는 머릿속으로 강하게 입력된 꿈이나 목표를 달성하려는 장치가 갖추어져 있다. 나는 이 구조를 ‘자동목적달성 장치’라고 부른다. 대뇌에는 이렇듯 복잡한 자동목적달성 장치를 제어하는 중추가 있다. 자신의 꿈과 소망이 대뇌의 측좌핵에 전달되면 스스로 의식하던 의식 하든 않든 상관없이 자동목적달성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 움직임에 따라 자신이 바라는 대로,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대로 그 형태가 현실화된다. 스포츠 선수가 실천하는 심상 훈련도,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목표와 계획을 종이에 쓰는 행동도, 모두 자동목적 달성 장치를 가동시키기 위한 것이다.”        

   

 천재 형이상학자로 알려진 네빌 고다드는 자신이 무언가를 원하다면 먼저 원하는 상태에 머물러야 함을 강조했다. 미래일기를 쓰면 내가 원하는 소망의 상태에 머물 수 있고 그 체험은 뇌가 소망을 이루어지게 도와준다. 미래일기는 소망을 이룬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고 체험한 듯 오감을 열리게 하고 다양한 감정의 경험을 준다. 이미 나는 소망을 이룬 사람인 것이다. 그것은 강력한 자극이 되어 현실에서 목표를 잃지 않게 하는 강력한 방향이 된다. 피카소는 ‘당신이 상상한 모든 것은 현실이 된다’고 했다. 너무나 간절해서 꼭 이루고 싶은 깅핀(볼링에서, 열 개의 핀 중에서 다섯 번째 핀. 스트라이크를 만드는 파급력있는 핀)같은 소망은 미래일기를 통해 상상체험을 하게 되고 즐거운 체험은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되게 된다. 나의 상상이 반드시 현실이 되는 미래일기가 버킷리스트보다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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