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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둥지

by nanunna


길바닥 한가운데 멈춰 서서 방금 막 짜낸

따끈한 눈물을 수직으로 떨어냈다.


하나, 둘, 셋

금방 메말라 또 다른 날의 눈물이 되려 한다.


곧 잘 걸어 다녔던 한결같던 그 길에

어두운 나를 또 기록해 버렸다.



언제나 나에게 스스럼없었던 고독이

끌고 간 공원 벤치



흙발자국 가득한 벤치 등받이에 축 늘어져

하늘을 보았다.



나무는, 사람이 아닌 나무는 그랬다.

온 가지를 둥글게 말아 하늘에 둥지를 만들어 놨다


포근히 감싸줄게, 따뜻하게 안아줄게

햇살과 바람이 잎사귀를 반짝반짝 만든다.



눈을 감고

하늘 둥지에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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