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손님

캐모마일 냄새

by 이 원

마음속에 역하게 퍼진

캐모마일 꽃내가 향기롭다


뭇별에 뿌리내린 계수목은

늘 은하에서 헤엄치고 싶으나

그 아래 바다는 눈밖인가 보다


어린 새싹아,

어이하여 캐모마일 나무가 되려 하느뇨?


비에 휩쓸려 드러난 토양에

은은히 깔린 잔풀내음

그 우에

별의 노래를 들어라


거북아 목을 내놓아라

새야 날개를 내놓아라

물고기야 꼬리를 내놓아라

세상을 누릴 모든 다리가 필요하노라


그래 만들어진 괴물은

몸이 너무 무거워

결국

온 세상을 날지 못하리라


이미

네 수천만 다리는

세상 누비기에 충분하노라


마음속에 은은히 베인

캐모마일 꽃내가 역하다






<해설>
세상을 누빔이 목적이라면 과정은 중요치 않다
잔풀 위 별(=반딧불)의 노래를 들어보아라
그는 이미 날개를 갖고 있으나
이것저것 따라 했다면 세상을 누빌 수 있을까?
비관적인 계수목은 이미 수천만의 뿌리가 있다
그 아래 토양(바다)을 누빌 수천만의 가지가 있다

수미상관->같은 상황, 다른 인식 : 남의 것으로만
가득 채워진 내가 역하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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