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손님

계성의 반딧불

by 이 원

처마 밑으로 살랑 불어오는

풀내음 가득한 미풍.


눈 따갑게 내리는 달무리 아래에서,

저 높은 하늘에서.


그날을 찾고자 하니

머리엔 반딧불이 나려앉아 아프기만 하다.


그럼에도 묵묵히

날을 그려보고자 한다.


태초에 모든 빛이 있던 날.

그 안에 별을 품게 된 아이들처럼

단 한 점의 흑점도 없이

순수하고 깨끗한 채광을

마음껏 만끽하기를.


등가죽을 기대던

서늘한 툇마루를 딛고 일어나


별을 이고 가는 밤하늘을 올려다

한 줌 망설임이 없기를.


낮고 낮은 저 밤하늘 별을 내려다

한 점 두려움이 없기를.


비록

그 아이들처럼 나도

월광에 짓눌리더라도 빛나고

우주에 짓밟히더라도 자유롭기를.


바라옵건대,

계성과 함께 밝아오는 태양이

나의 눈과 뺨을 부드럽게 감싸는

그날이 오기를,

차가운 피를 털어내고

툇마루에 우뚝 서 간절히 청하옵나이다.






<해설>
1. 접근 가능한 관점
-힘든 현실에도 노력하여 미래를 그리는 화자
-일제강점기 상황에서 광복을 바라는 화자
-독재 상황에서 민주화를 바라는 화자
-등등.

2. 대상 해석
반딧불(=그 아이들)은 화자(나)에게 있어
꿈과 ”그날“에 대한 압박을 주는 존재이자,
도달하고자, 어쩌면 그 이상을 바라보기 위한
초석으로서 동경하는 이중적인 존재이다.

3. 내용 해석
밤. 춥고 어두운 부정적인 상황
달무리는 부정적이고 거짓된 이치이고
그 아래 있는 화자(나)는 순수함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그러나 반딧불은 어떠한가?
부정한 세상에
순수하게, 망설임과 두려움 없이 그 이치에 맞선다.

그를 보는 화자(나)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다.
나 또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툇마루를 딛고 일어나,
세상의 부당한 이치에 당당히 맞서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나의 소극적 초극(반딧불을 동경) 일뿐만 아니라,
나의 적극적 초극(툇마루를 힘겹게 딛고 일어남)이다.

그날이 오기를,
나는 공짜로 바라지 않는다.
이치에 맞서는 대가는 피로 감내한다. 그러나,
이런 암울한 현실에도 언젠가 계성이 뚫고 나오는
희망차고 정의로운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할 뿐이다.

4. 참고
윤동주 시인의 서시의 형식(“~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을 오마주 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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