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
하늘은 죄다 낯설다, 나는 오늘,
이마에 박힌 어제의 창백한 낙인처럼
그대, 나를 미워하는 차가운 유리창을 본다.
내 안에 가득 찬 이 병든 갈망은
아홉 개의 텅 빈 방처럼 울리고,
언제나 고픈 애정의 젖가슴을 찾아 헤맨다.
종달새, 종달새, 나의 종달새.
그대는 저 먼 푸른 천국의 현관을 두드리는
나의 목마른 기도와 같다.
새로이 핀 이름 없는 꽃처럼
내 곁을 스쳐가는 그대의 잔영은
가슴에 내려앉은 가벼운 눈송이인 것을.
나는 안다, 이 마음이 벽에 걸린 낡은 거울처럼
깨지기 쉬운 오만한 비밀인 것을.
아아, 나는 날개를 펴지 못하고
시간의 무거운 맷돌 아래 짓눌려
그대라는 달콤한 독을 또다시 기다린다.
어린아이의 손바닥처럼 벌어진 내 운명은
오늘도 종달새의 노래를 슬픔의 그림자로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