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손님

종달새

by 이 원

하늘은 죄다 낯설다, 나는 오늘,

이마에 박힌 어제의 창백한 낙인처럼

그대, 나를 미워하는 차가운 유리창을 본다.


내 안에 가득 찬 이 병든 갈망은

아홉 개의 텅 빈 방처럼 울리고,

언제나 고픈 애정의 젖가슴을 찾아 헤맨다.


종달새, 종달새, 나의 종달새.

그대는 저 먼 푸른 천국의 현관을 두드리는

나의 목마른 기도와 같다.


새로이 핀 이름 없는 꽃처럼

내 곁을 스쳐가는 그대의 잔영은

가슴에 내려앉은 가벼운 눈송이인 것을.

나는 안다, 이 마음이 벽에 걸린 낡은 거울처럼

깨지기 쉬운 오만한 비밀인 것을.


아아, 나는 날개를 펴지 못하고

시간의 무거운 맷돌 아래 짓눌려

그대라는 달콤한 독을 또다시 기다린다.

어린아이의 손바닥처럼 벌어진 내 운명은

오늘도 종달새의 노래를 슬픔의 그림자로 듣는다.

화요일 연재
이전 19화열여덟 번째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