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째 손님

외사랑

by 이 원

고요히 떠오른 마음은

발소리 없는 복도를 혼자 걷는다.


오래된 필름 도서관 속 장면,

빛바랜 시간 속에 너는 언제나 주인공이었다.


나만 놓으면 끝나는 관계.

어쩌면 사랑은 본래 이 모양이었을지도 모른다.


먹구름도 해가 좋아 도망간다.

비가 내린다.

여우비인 듯 장대비인듯한.


비가 내렸다.

땅이 젖었다.

웅덩이가 호수가 되었다.


떨어지는 물방울을 모아 탑을 쌓더라도

호수가 구름을 만날 일은 없겠지.


안다

널 가지는 것보다,

내 마음을 버리는 일이 쉽다는 걸.


그러므로 나는 이 자리에 머물러

소나기가 지나가기를 빈다.

소나기기를 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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