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뒤를 돌아보니
내 피를 먹고 자란 장미 가시밭길만이 있고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멍하니 서있었다.
처음은 구원이었다.
곧 나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마지막은 한낱 꿈이었다.
나의 심장만을 도려냈다.
너덜 해진 접착테이프도
어딘가에 오랜 세월 붙어있다 보면
신상보다도 더 찰싹 달라붙는다 하여
나의 마음을
아예 닿지 않는 뜬구름에 붙이려 했고
그런 나를 비웃듯 해는 한 번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다 정작
진정히 소중한 것.
절대 떨어지면 안 되는 것.
목련이,
그 꽃잎이 갈변해 낙화할 때에야
비로소 그 어리석음과 아둔함을 깨달았다.
곧바로
후회는 눈을 멀게 했고
미안함은 얼굴을 녹아내리게 했다.
이제,
거울 앞에서
더 이상 화장품 하나 바르지 않는다.
이 못날 얼굴이
너무나 많은 기대를 저버렸다.
참으로, 후회 많은 인생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