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 뛰던 중 닮은 새를 추천받다

by 무릉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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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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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때아닌 한파다. 추운 날씨에 뛴다니 부담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우선 보온에 신경을 써서 내복을 꺼내입는다. 1단계 내복을 위아래로 입고, 경량 패딩을 입고, 경량 런닝복을 입는다. 볼을 때리는 매서운 한기가 폐부를 찌른다. 아뿔사 장갑을 못 챙겼다. 생각보다 손이 너무 시리다. 오늘의 목표는 7바퀴. 2바퀴를 돌때까지도 몸에 열이 오르지 않는다. 4바뀌째는 몸이 힘들다. 포기하고 싶다. 5바퀴에서는 속도를 좀 천천히 늦춘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7바퀴를 완주했다. 시간은 8시. 천천히 ‘은’과 ‘진’에 합류해서 걷는다.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눈다. 어느 새 들판의 벼는 추수하여 베어져 있다.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린다. 새소리를 듣던 ‘은’이 말한다.

“ 물까치 군요.” 멀리서 하늘색 꼬리와 몸통을 가진 까치가 밤나무에 앉는다. 옆에는 검정색, 청색 꼬리를 가진 까치도 날아다닌다. ‘은’은 대학때 새 동아리 활동을 했다. 탐조 활동을 통해 새를 관찰하러 다녔으며, 소리만 듣고도 얼추 맞춘다고 했다. 물까치와 그냥 까치의 색깔 차이가 신기했다. 한 바퀴 돌자 이번에는 깨참새가 등장한다. 깨참새는 맹금류과로 사냥을 하는 새였다. 조그만한 참새가 성질이 포악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조류 동아리에서는 서로 닮은 새도 추천해준다고 했다. ‘은’은 나에게 닮은 새가 있다고 했다. 기대를 갖고 들어봤다. ‘할미새’였다. 크크 기대와 다른 새 추천에 그만 빵터졌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검은 머리 할미새는 흰색과 검은색이 긴 줄무늬로 우아하게 교차되고 있는 새였다. 꼬리를 많이 흔들어서 할미란 썰과 머리가 하얗다고 해서 할미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같이 뛰는 ‘진’은 눈이 크고 동그랗기 때문에 비슷한 새로 ‘검은머리갈매기’ 새를 추천했다. 멸종 위기 종인데, 정말 머리부터 부리까지 검정색에 흰새 눈만 동그랗게 보였다, 몸통은 하얗고 마치 헬멧을 쓴 것처럼 머리만 검정이다. ‘은’에게 대학교때 추천받은 새가 뭐냐고 물었다. ‘흰머리 오목눈이’새 였다. 흰머리 오목눈이를 검색해보면 몸 전체가 하얗고 마치 솜뭉치 , 털뭉치처럼 작고 두 눈만 검정으로 콕콕 박혀있는 귀여운 새다. 목화 솜 같기도 하고 동글동글 아담하다. 은근히 닮았다. 흰머리 오목눈이는 우리가 흔히 들어본 적있는 뱁새이다. 뱁새가 황새 따라하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는데 가랑이 찢어지는 새가 이렇게 귀여운 새인줄은 몰랐다. 자연과 함께 벗삼아 뛰다보니, 새의 종류도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이 넓은 지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세계에 인간 말고도 다양한 생물종이 함께 하는 구나 하는 벅찬 감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얻게 되어 기뻤다. 사람들이 왜 새를 관찰하고 나무를 관찰하는지 몰랐는데, 나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은 마음을 경건하고 맑게 해준다. 자연과 함께 런닝하는 맛이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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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오목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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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머리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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