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월인데 아직 나무들이 시퍼런데, 이곳은 영하 0도이다. 진입하자마자 공기가 차갑게 얼어 붙는다. 어느덧 런닝은 나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하는 루틴이 되었다. 오늘도 '은'은 불참했다. 회사 내에서 큰 사안이 터져서 멘탈이 털렸다. 이번 주는 런닝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이제 그냥 하는 거다. 날씨가 추워도 하는 거고 멤버가 없어도 하는 거다. 오늘은 영하의 날씨에 내복에 겹옷에 남방에 니트에 패딩까지 털찌는 계절이다. 하도 껴입었더니 추운줄 모르겠다. 혼자서 뛴다. 이제 고요할 지경이다. 2바퀴가 되는 숨이 턱까지 온다. 한 바퀴는 걷는다. 다시 2바퀴 뛴다. 한 바퀴 걷는다. 2바퀴 뛴다. 1바퀴 걷는다. 혼자서 10바퀴를 채우니 시간은 어느덧 30분이 손살같이 지났다. 함께 나눠 먹으려 챙겨온 따뜻한 두유를 챙기고 나선다. 뛰고 나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머릿 속에 달라 붙어 있던 생각들이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 여유가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