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동안 본 영화, 드라마 짤막한 후기
1. 라스트 마일 (영화)
별점 : 4 / 5
언내추럴, MIU404 세계관을 이어받은 영화. 개인적으로 언내추럴을 너무 좋아해서 언내추럴 출연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정신을 못 차렸다.
이전의 두 작품과 다른 점이라면 공공의 의무가 없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이라는 점이다. 법의학자가 나오는 언내추럴, 초동수사 경찰이 나오는 MIU404와 달리 물류회사가 중심이 되는 라스트 마일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의 측면과 인격을 보장받아야 하는 그 사이에서의 줄타기를 잘 한 것 같다.
영화 속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공식이 있는데, 그 공식이 해석되는 순간의 감정과 소름이 잊혀지지 않는다.
2.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 넷플릭스)
별점 : 4.5 / 5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처음 순간은 감정이 많이 올라왔고, 나중에 돌이켜보면 놀라웠다.
어떻게 이 드라마 전체에서 연기구멍이 없을 수 있지?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고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단편적인 감정보다 긴 여운이 많이 남았다.
참고로 눈물 없는 우리 엄마도 계속 울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이 드라마가 가진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사람 감정 움직이는 일이 어려운 일인데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3. 크래시 : 디렉터스 컷 (영화)
별점 : 2 / 5
별점을 기록한 이래로 가장 낮은 별점을 받은 영화. 개인적으로 최악인 영화.
그래도 사람들이 꽤 있는 상영관에서 봤었는데 자는 사람도 있었고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좀 졸았다.
정말 많이 ‘그걸’ 한다. ‘그‘ 장면이 절대 잠이 올 수 없는, 도파민이 터지는 장면인데 너무 많이 하니까 중간에 너무 졸렸다.
그리고 원래 영화라는게 상식이고 아니고를 넘어서는 상상을 영상으로 구현해내는 거긴 하다만, 답답해 미치겠는 순간들이 한 두번이 아니다.
(가령 교통사고를 당했으면 좀 누워서 가만히 있지 굳이 차를 끌고 나가서 사고를 낸다던가…)
이 영화에 정상인은 없다. 경찰도 이 영화의 세계에선 힘이 없고 거의 없다시피 한다. 주인공들이 사고를 내는데도 안 죽는다.
저런 사고를 내는데도 안 죽어? 근데 왜 얕은 사고에는 죽어?
그냥 이 영화는 상식선에서 이해하기에 힘들다.
4. 파란 (영화)
별점 : 3.5 / 5
이런 말 좀 그렇긴 한데 딱 영화제 스타일의 영화다.
감정선을 따라 영화가 움직인다.
감정선을 따르는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라 별점을 후하게 주고 싶었으나 딱 하나 걸리는게 있어서 깎았다.
여자 주인공.
배역에 맞는 얼굴이 있다는 말을 싫어하는 편이다. 어쨌든 배우가 연기력으로 극복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
근데… 영화를 보면서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 많이 났다.
남자 주인공 얼굴만으로 볼 가치가 있는 영화지만 선을 넘지 않는 영화라서 더 좋았다.
자칫 잘못하면 논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그 여지조차 없앤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5. 콘클라베 (영화)
별점 : 4.5 / 5
왔다. 현재 기준 2025년 올해 영화 1등.
처음에는 아카데미 수상작을 전부 보자는 생각 하나로 이 영화를 봤다. 물론 평단의 극찬도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서 궁금하긴 했다.
이 영화를 보고 남긴 한 줄 평은 ‘주님이라는 이름 아래 점잖아진 정치판‘이었다. 다소 줄거리만을 줄인 평이었다면, 내 평은 압도적이었다라는 감정이 맞을 듯하다.
구도, 색감, 연기력, 분위기 무엇 하나도 빠지지 않는 영화였다. 게다가 던지는 메시지까지 놀라울 정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거라…
이 영화의 완성은 이 영화를 보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콘클라베가 열렸다는 것이다.
실제 콘클라베가 열린지 너무 오래 지난 상태라 영화를 다들 보고 왔다는게 신기했다.
물론 교황이라는 자리가 너무나 무겁고 종신직이기 때문에 영화처럼 다들 하고 싶지는 않아한다고 한다.
(콘클라베 끝나고 교황을 제외한 추기경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거보면 단번에 이해가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나한테는 웃음벨이다.)
영화 콘클라베는 실제와 관계없이 너무나도 좋은 영화다. 아카데미 수상작 중 <플로우>와 함께 이해가 되는 수상작 중 하나. 나머지는..
6. 바이러스 (영화)
별점 : 3.5 / 5
코로나 때 묵혀둔 창고 영화 중 하나이다. 보통 창고 작품은 코로나가 독이 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히려 득이 된 작품이다.
일단 코로나 기간이 꽤나 암울했고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이 쌓이는 시기였기에 지금 바이러스를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이 아닐까 싶다.
배두나 배우의 ‘옥택선’이 사랑스럽다. 이걸로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한 것 같다.
그리고 김윤석 배우가 로맨스 연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놀라운 것 같다.
영화 전반적으로 유쾌한 분위기에 하나씩 치는 개그가 코드가 맞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미성년> 느낌이 많이 나서 엔딩 크레딧을 보니 김윤석 배우가 각색에 참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영화 <미성년> 감독이 김윤석 배우다.)
7. 디스클레이머 (드라마, 애플TV - 티빙에서 시청가능)
별점 : 4 / 5
유튜브 영상으로 영업당해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한 편 당 한 시간인데도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소름 돋는 연기와 대사와 분위기가 다했다.
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뻔한데 그걸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딱 하나 스포하자면 이야기에 너무 현혹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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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다.
5월 들어서서는 영화나 드라마를 못 봤다.
파과, 마인크래프트 실사화, 썬더볼츠*, 플로리다 프로젝트, 해피엔드 등 보고 싶은 건 많아서
다음 게시물은 아마 기대평과 실관람평을 비교하는 글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