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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욱 Sep 09. 2023

골프가 특별한 하루

골프가 내게 주는 가치는 정말 많다.


뒤늦게 시작해 취미로만 생각했던 골프는 꾸준한 노력으로 한 단계씩 성장해 갈 때마다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 스스로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늘 새로운 과제를 끊임없이 제시해야 했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 급한 성격을 차분하게 변화시키는 노력까지 해야 했다. 자신의 성향을 변화시키면서까지 골프에 대한 열정과 도전을 하게 된 원인은 '해보니 되더라'라는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골프를 처음 시작해서 타수를 점점 줄여 나가는 과정은 즐거움을 넘어 새로운 도전 하게 했고, 기록 경신할 때마다 희열과 보람까지 느낄 수 있었다. 이 작은 공 하나가 뭐길래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 믿기 힘들겠지만 그 작은 공이 홀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을 들게 할 때도 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기록은 남는다는 것을 골프를 통해 배워가고 있다.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내가 뭔가를 향해 성장해가고 있구나 생각할 때 골프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지는 것 같다.


골프가 나에게 주는 또 다른 가치는 사람과의 관계이다.

얼마 전 23년 긴 세월, 가슴속에 묻어 둔 친구를 다시 만났다. 1990년대 고등학교, 대학교를 함께 다녔던 우리는 둘도 없이 친한 사이였는데 졸업을 하고 바쁘게 살면서 소식이 뜸해지고 헤아려보니 벌써 23년 지나 있었다.

아무리 긴 세월이 흐르고, 먼 곳에 있더라도 언젠가는 추억 너머에 있는 그 친구와 다시 만날 날이 반듯이 올 거란 걸 믿고 살다. 얼마 전 고교동창회에 참석한 친구가 내 생각이 났는지 전화를 한 것이다. 구와 내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게 해 준 것도 다름 아닌 골프약속을 잡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친구가 30년째 살고 있는 여수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여수 경도 세이지우드 CC가 있다. 내가 사는 곳까지 이름이 나있을 정도로 유명한데 아름다운 코스사람들을 감탄하게 하는 골프 맛집이다. 친구가 초대한 여수에서 1박 2일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0년 만에 만난 친구와 파란 잔디 밟으며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서로가 지내온 이야기를 나누며 내 생에 골프를 시작한걸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골프가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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