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턴(8TURN) <BRUISE(불씨)>

앨범 리뷰

by Ripples 리펄즈


2026. 01. 28 발매


8TURN의 세번째 디지털 싱글 BRUISE는 사랑이 지나간 이후에 남는 감정을 보여주는 곡이다. 이전 싱글들이 청춘의 에너지와 희망, 빛을 향해 나아가는 선택을 이야기했다면 BRUISE는 그 선택의 결과가 반드시 찬란하지만은 않았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불처럼 번졌던 감정은 결국 '나'를 집어삼키고 꺼진 불 뒤에 남은 잿빛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아픈 만큼 커져가”, “심장 속은 Gray”, “Lost the flame within”와 같은 표현들로 시작하는 가사는 처음부터 상처를 마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이 더이상 현재형이 아니라도 그 감정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재가 되어도 괜찮아 난” 이란 가사는 회복이나 극복이 아닌 상처를 안고 가는 에잇턴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BRUISE에서의 사랑은 이미 몸에 남아버린 흔적이다.

BRUISE라는 단어는 '멍'이라 해석 할 수 있다. 멍은 상처가 아문 뒤에도 남는 자국이며 시간이 지나야만 옅어진다. 후렴에서 반복되는 “I feel the pain inside my bruise”라는 가사는 결국 고통이 여전히 남아있음 말하며 동시에 그 아픔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만드는 감각이라 표현한다. “존재만으로 Remedy" 라는 가사에서도 역시 상처는 그 자체가 위안이 되며 사랑을 쉽게 부정하지 못하는 청춘의 모습을 보여준다.

트랙에서 역시 이러한 감정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강렬한 기타리프를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 록 사운들을 선택하여 감정을 정제하고 누르기 보다는 끝까지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보컬역시 매끄럽게 정리되는게 아닌 거칠고 밀도감 있게 쌓인다. 이로 인해 BRUISE는 감정을 설명하기 보다는 그 감정의 한 가운데 함꼐 하는 느낌을 들게한다.

LEGGO에서 외쳤던 자유와 에너지, Electric Hear에서 보여주었던 빛과 희망 이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지점이 이번 앨범 BRUISE이다. 뛰어들었고 믿었고 사랑했으나 그 끝에 남는것이 결국 상처였을때 BRUISE는 그 감정을 지워야 하는게 아니라 멍으로 남겨둔다. 오히려 그 흔적까지 끌어안으며 꺼진거 같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감정처럼 다시 피어날 불씨를 바라본다. 이 작은 불씨는 오래 남는 여운처럼 자리를 지키게 된다.

결국 BRUISE는 성숙해진 에잇턴의 모습 보다는 감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 단계 더 깊어진 것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사랑은 항상 밝은 순간만 있는것이 아니라 잿빛으로 남은 이후의 감정까지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을때 에잇턴의 서사가 비로소 다음장으로 넘어 갈 수 있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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