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 보니 르세라핌이었다!
외국을 다닌 지 꽤 된다. 가끔 연예인들이나 유명인사들을 보긴 하지만 사진을 찍거나 하진 않았다.
이번엔 찍었다. 보람이한테 보여주면 좋아하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지난 5월 13일 출국을 위해 김포공항에 아침 8시경에 도착했다.
도착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아마 유명 연예인이 오나 보다.
체크인을 하고 나와도 줄은 그대로였다. 곧 누가 올 것같이 줄을 정렬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누가 오는데 이렇게 난리일까, 하는 생각에 잠깐 기다려 봤다.
시간이 지나는데도 아무도 안 나타났다. 기다릴까 출국장으로 들어갈까 조금 고민됐다.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있었지만 누가 오는지도 모르고, 언제 오는 지도 알 수 없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궁금해서 줄을 서 있는 사람한테 물어봤다.
"누가 와요?"
"많이 와요. 아직 데뷔 안 했는데 인기 있는 아이돌이 와요."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누가 오나 조금 기다려볼까 했지만, 잘 모르는 아이돌들이 오나 보다 생각하고
그냥 출국장으로 들어가 수속을 밟았다.
수속을 끝내고 면세점 구역으로 들어가 둘러보는데, 출국절차를 밟고 면세점으로 나오는 곳에 여전히 꽤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 나오길 기다린다.
'도대체 누가 오는 거야?'
면세점 구역은 밖에 비해 비교적 사람이 적고 마음만 먹으면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을 것 같았고, 곧 나올 기세다.
그래서 근처에서 기다려 봤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실제 누군가가 나왔다. 카메라 셔터가 마구 터진다.
"잇지다 잇지"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다.
나도 사진을 찍어볼까 하고 사진을 찍으려 해 봤지만 이미 늦었다.
뒷모습만 찍었다. 잇지 맞겠지
나오기 전 대기하는 모습(좌) 연예인의 뒷모습(우)
일부는 연예인을 따라가고 일부는 여권 마지막 심사를 하고 나오는 곳에서 계속 기다린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더 거물이 나오는 건가?
면세점을 어슬렁거리면서 나도 눈여겨봤다. 사람들이 꽤 모였다.
꽤 시간이 지나 다시 연예인들이 나온다. 이번엔 남자 아이돌들이다.
누군지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사진은 찍어봤다.
이번엔 그런대로 찍혔다. 근데 누구지?
그리고 잠깐 시간이 지나자 다시 사람들이 사진 찍을 준비를 한다.
이번엔 누가 나올까? 면세점 구역에서 여권 심사하는 곳이 얼핏 보인다. 문이 열리면 안에 심사받고 있는 사람이 보이는 구조다.
여권 심사를 받는 모습도 찍으려고 다들 난리다. 나도 궁금해서 들여다봤다.
그래서 안을 들여다보는데 연예인은 모르겠고 낯익은 얼굴이 여권 자동심사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
20년 전에 알고 지내던 형님이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꼭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연예인들과 그 형님의 동선이 비슷해 보였다.
면세점 입구 문 쪽으로 연예인들과 그 형님이 다가왔다. 먼저 연예인들이 출구를 나왔다.
연예인들이 출구를 나와 오른쪽으로 향한다. 다들 모여들어 사진을 찍으며 우르르 따라다닌다. 나도 한 장이라도 더 찍으려고 몇 장 찍어보았다. 그러면서도 눈과 마음은 그 형님을 주시했다. 그 형님이 연예인 바로 뒤에 나와서 연예인들과 반대 방향인 왼쪽으로 향한다. 혹시 노칠까 봐 형님한테로 달려갔다.
인사를 드리니 처음엔 잘 못 알아보는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마지막으로 본 지가 20년이 넘었다.
그래도 얘기를 나누다 보니 기억을 해주셨다. 연락처를 주고받고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를 드렸다.
그렇게 비행기에 탑승하고 마지막으로 찍었던 연예인들의 사진을 열어봤다.
어! 르세라핌이잖아! 사진을 좀 더 찍을 걸! 그래도 한두 장은 그런대로 찍혔네.
이날은 일일 파파라치가 된 기분이다. 웃어주고 밝은 모습 보여준 르세라핌에 감사. 힘들게 외국까지 다니며 국위 선양하는 젊고 아름다운 그대들이여 파이팅! 격하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