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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꾸라지 Jul 29. 2023

범죄처벌 유경험자가 되다

아오모리에서 5년이 지났다. 세월 참 빠르다.

재류자격증을 갱신해야 한다.

이전에 유학 땐 그냥 입국 관리국에서 써내면 된 거 같은데 요즘은 좀 복잡해졌다. 직장에서 작성해야 하는 서류도 있고 내가 작성해야 하는 서류도 있다.


서류를 작성하는데 이런 질문이 있다.


"범죄를 이유로 하는 처벌을 받은 유무"

Criminal record(in Japan/overseas)


Yes or No에 동그라미를 치게 돼 있다.

전과자인지 아닌지를 물어보는 질문으로 보였다. 나는 전과자가 아니다. 그래서 '아니다'(No)에 답하려는데 다음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교통위반 등에 의한 처분도 포함

(Including dispositings due to trafic violations, etc.)


교통위반도 전과자?

교통위반이 절대 잘한 건 아니지만 범죄자급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선 교통법규위반으로 경찰에게 잡혀본 적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인데,

일본에선 5년 동안 두 번이나 걸렸다. 잘 몰랐기도 했고 운도 나빴서 걸렸다고 자기변명을 하고 싶다.

암튼 이제 매우 조심해서 운전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선택지에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에 표시를 했다. 나 전과자?

그리고 구체적인 내용도 써라고 돼 있다.

고민됐다. 위반으로 잡힌 게 두 번인데, 두 개 다 써야 하나?


올해 초에 걸렸던 건 써야 하는데, 일본에 오자말자 걸렸던 건 고민됐다.

내가 듣기로 1년이 지나면 기록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면허증을 한번 갱신했고, 보통에서 준대형으로 면허증이 바뀌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 고민됐다. 교통위반이 재류자격 갱신 기간에 혹시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아 더 고민됐다.

'올해 걸린 것만 써? 처음 걸렸던 것도 써? 안 썼는데 입국관리국에서 조사해서 기록이 나오면 귀찮아지겠지?'

고민하다 서류를 준비해서 입국관리국에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우선 써넣라고 한다.

괜한 걸 물어봤다.


그렇게 서류를 제출하고 재류자격증 갱신 허가가 나오길 기다렸다.

'설마 교통위반이 재류자격 기간에 영향을 주겠어?'라는 상식과 '그럼 왜 써라고 하겠어? 참고하는 거 아냐?'라는 1%의 걱정이 들었다.


약 3주 뒤에 재류자격증 연장 허가가 나왔으니 입국관리국으로 오라는 엽서가 왔다.

입국관리국에서 가서 새로운 재류자격증을 발급받았다. 이번에도 5년.

재류 기간 연장이 문제없이 마무리돼 다행이다. 5년이 순식간에 지나갔으니 다음 5년도 금방 지나가겠지...세월 참 빠르다.



비자 갱신 신청을 하는데 교통위반까지 물어보는 국가가 있을까? 추측컨대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선 아니지 않을까...그럼 왜 일본에서 이런 것까지 물어볼까?

소설 수준의  상상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건 일본의 전체주의적  문화와 관련 있지 싶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직장에선 연초에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쓰게 된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런 분위기가 생활 전반에 적용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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