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어이없는 실수를 할 때가 있다.
기차표를 잘 못 끊는다든지, 하차해야 할 지하철 역을 지나친다든지, 지갑을 두고 온다든지, 컵이나 그릇을 떨어뜨려 깬다든지...
안 해도 되는,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가끔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고,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정도였다.
어제 아침에는 좀 어이없는 큰 실수를 했다.
집근처 교차로를 지날 때 생긴 일이다. 거의 차가 안 다니는 주택가의 작은 교차로다. 교차로를 지나가려는데 왼쪽에서 프리우스 승용차가 한 대 나오는 것이다.
멈추겠지 했는데 안 멈추고 계속 나온다.
'어어, 이 차가 왜 이러지?' 그러면서 정면의 빨간불이 눈에 들어왔다. 빨간불인데 내가 직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내가 빨간 신호를 못 본거야!?'
정신이 뻔쩍! 들었다. 멈추기는 늦었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급하게 틀었다.
그리고 다시 왼쪽으로 틀어 교차로를 통과했다. 프리우스와 부딪치지 않았다.
'휴~'
다행이었던 건 그 차가 직진하려던 차가 아니었고 좌회전하려던 차였다. 그래서 속도를 조금 줄여서 나오고 있었기에 무식하게 직진하는 내 차를 보고 속도를 더 줄였던 게 아닐까.
프리우스가 그대로 직진하려고 했다면 사고가 크게 났을 게 분명하다.
그랬을 경우 크게 다쳤을 수 있고, 빨간불인데 무모하게 직진한 나의 과실이 100%겠지.
이렇게 어이없이 사고가 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프리우스가 뒤따라 오길래 비상깜빡이를 켜고 사과했다.
점잖은 사람인지 클락숀을 울리거나 쌍라이트를 켜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왜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한 걸까?
내가 사는 곳이 워낙 한적하고 차가 거의 안 다니는 주택가라서 가끔 방심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이런 곳일수록 조심해야 해'라고 스스로 주의를 주곤 하지만 크게 울림이 없었다.
이번 기회로 정말 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