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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꾸라지 Nov 05. 2023

WHAT vs WHY



EBS 다큐프라임 - Docuprime_시험 4부- 서울대 A+의 조건_#001 - YouTube

우연히 위의 유브를 시청하게 됐는데, 호주에서 20년 전 친구와 나눴던 얘기가 떠올랐다.




2003년 호주 브리즈번 한 대학 캠프스의 점심시간, 카페에서.


잘 지냈어? 한국 다녀왔다며?

응 방학 때 서울에 한 달 동안 가 있었어

좋았겠다. 한국 어땠어?

재밌었어. 맛있는 것도 많았고, 재밌는 곳도 많이 다녔어. 홈스테이를 했는데 가족들이 너무 잘해줬어

좋았겠다. 한국어도 좀 늘었어?

아주 쪼끔

한 달로는 좀 부족하지. 나도 대학생 때 호주 한 달 왔었는데 어림없더라구.

맛있는 거는 많이 먹었어?

주인아줌마가 요리를 잘해서 맛있는 거 많이 먹었어

뭐가 맛있었어?

잡채랑 불고기가 정말 맛있었어

오~


근데 홈스테이 하는 집에 초등학생이 있었는데 공부를 정말 많이 해서 놀랐어

한국 초등학생들이 학원을 좀 많이 다니기는 하지

나도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학원 다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

ㅎㅎ그렇게 많이 다녀?

거의 매일 학원 다니던데. 집에 와 숙제도 많고

학원 다니면 숙제도 많긴 하지. 특히 서울이라 더 그랬을 거야

라웠어.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보다 공부를 더 하는 거 같았어

ㅎㅎㅎ 그 정도였어?

응 그래서 그런지 아는 것도 정말 많고, 모르는 게 없던데

요즘 애들이 좀 똑똑하긴 하지

응 정말 똑똑하던데. 근데, 재밌는 건 왜?라는 질문에는 대답을 잘 못하더리구

ㅎㅎ왜 그럴까? 교육시스템이 달라서 그런 게 아닐까? 한국은 호주와 달리 중앙 정부에서 교육 과정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정해주거든. 그러니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게 많아서 그런 거 아닐까...

호주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니까... 호주는 지역에서 알아서 가르쳐야 해. 그래서 우리 아빠 학교에서는 교육 내용 구성한다고 너무 힘들어해

(이 친구의 아빠는 당시 호주 Queensland Bundaberg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서로 좀 섞으면 좋겠네ㅎㅎ

ㅎㅎ맞아



당시 대화를 최대한 기억나는 데로 구성해 보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가 "왜?"에 대해 어떤 질문을 했는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분명하게 기억하는 건, '자기 고등학교 때보다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는 게 많은데, 왜 그런지,  원리는 모르는 것 같았다'였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학부모의 교육열이라든지 한국의 우수한 교육정책 때문이라는 가설을 들어본 적이 있다. 결과론적인 담론이긴 하지만 전혀 엉터리 추정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주입식 교육이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사회에도 적합한지 진지하게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그래서 실제 학습자 중심교육으로 가기 위해 교육 정책도, 현장의 교육도 상당히 변해온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처음에 소개한 유튜브 EBS 다큐프라임을 보면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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