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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해도 설거지는 싫어요

by 미꾸라지

초등학교 5학년 보람(가명)이가 한국에 나온 아빠를 위해 팬케익을 만들어주겠다고.

메이플 시럽과 몇몇 재료를 주문해 달라고 엄마한테 부탁했다.


보람이가 직접 팬케익을 만들었다.

계란을 깨서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고, 흰자에는 밀가루와 몇 가지 재료를 넣어

핸드 믹서로 거품 같은 반죽을 만들고, 노른자는 설탕을 넣어 반죽을 만들었다. 인터넷을 뒤져 절차에 따라 열심히 만들었다.

계란 꺼내줘, 소금 꺼내줘, 믹서기 꺼내줘, 저울 꺼내줘.. 내가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빠의 지원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동작이 아직 좀 어설퍼 보였지만 그런대로 만들어나갔다


난번에 왔을 땐 계란찜을 해주더니 이번엔 팬케익이다. 인터넷을 보며 열심히 만들었다.

나도 팬케익을 좋아하긴 하지만 만들어볼 엄두도 못 냈는데, 초등학생이 이런 걸 시도하다니 놀랍다. 항상 걱정의 대상인 인터넷과 유튜브 시청의 긍정적인 효과가 아닐까 싶다.


이번이 두 번 째라고 한다. 지난번엔 제법 팬케익 같은 모양을 만들었지만 이번엔 마음대로 안 됐나 보다. 모양만 보면 좀 그렇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누가 이걸 팬케익이라 하겠는가.

완성단계의 팬케익

그래도 완성! 모양은 좀 그랬지만 맛은 제법 팬케익 같았다. 오랜만에 집에 온 아빠를 위해 이렇게 요리를 해주다니 대견하고 고마웠다.

못생겨도 맛은 좋은(?) 팬케익을 둘이서 맛있게 먹었다.


요리는 보람이가 했으니 설거지는 내가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설거지까지 척척 해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보람이에게 설거지까지 하면 만점이겠다고 얘기했더니, 숙제가 늦었다고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너무 많은 걸 바랬나 보다.

엄마한테 해준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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